靑·국정원·외교부-美백악관·CIA·국무부 각급 채널로 의견교환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미 양측은 다양한 채널을 구축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측은 현재 청와대와 정보기관, 외교부 등 각급 채널을 가동해 미국과의 상시적 정보 공유와 이견 조율 등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일련의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이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미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활발한 한미소통은 무엇보다 정상 간 접촉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회동을 시작으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모두 네 번 만났다.
아울러 매달 평균 한 번 이상 통화하면서 북한 문제 대응 방안을 협의했고, 중요 계기 때마다 특사나 고위급 인사 파견 등으로 소통의 깊이를 더해왔다.
취임 후 12번째로 이뤄진 지난달 16일 통화에서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이 적극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단계마다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간에는 거의 상시로 협의하는 채널이 유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발 빠르게 방문해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 및 비핵화 시 북한의 우려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이미 한미 간 상당 수준으로 구체적인 비핵화 시나리오 및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조율된 안을 협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 실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한미 간 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유지되고 있다"며 "맥 마스터 전 보좌관과도 1년간 열 차례 이상 만났고, 서른 번 이상 통화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정 실장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미국을 찾아 대북특별사절단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서훈 원장과 미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장 간 라인도 대북 접촉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 실무접촉을 'CIA-통일전선부 라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는 가운데, '물밑접촉' 과정에서 서 원장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폼페이오 국장의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극비리 북한 방문도 서훈 원장과 그의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주선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하기도 했다.
외교부도 그동안 지속해온 한미 외교 당국 간 채널을 총동원해 미국과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존 설리번 미국 국무장관 대행,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미 의회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고 북핵·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북핵라인'도 미국과 상시적 소통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2일에는 국무부 내 북미정상회담 실무 책임자인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한국을 방문해 강 장관, 윤순구 차관보, 이 본부장과 만나 북한 문제 대응 방안을 조율한다. 손턴 차관보 대행은 조윤제 주미 대사와 긴밀한 소통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남북관계 급진전 시기에는 대북 제재 속에서 한미 조율을 통해 정부의 활동 가능 반경을 넓히는데 주력한 외교부는 이제 정상회담 실무 조율 및 앞으로 나올 합의의 세부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무부 장관이 아직 대행 체제인데다 지금까지의 북미 접촉이 정보당국 간 비공개 접촉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만큼 외교부는 드러나는 활동보다 실효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한 당국자는 "한미 외교당국간 북핵 문제, 정상회담 관련해 긴밀한 소통을 해오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이 진전되면 외교부의 역할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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