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중국산 '얼굴인식 카메라 옷' 입고 범인 잡는다

입력 2018-04-20 11:34   수정 2018-04-20 15:10

말레이 경찰, 중국산 '얼굴인식 카메라 옷' 입고 범인 잡는다

중국 AI 스타트업 이투 "14억 가운데 특정인 3초내 인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말레이시아 경찰 특수수사대는 범죄 혐의자를 색출하기 위해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갖춘 최첨단 카메라가 장착된 특수복을 대원들에게 입혔다. 이 카메라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인 이투커지(Yitu Technology, 이하 이투)가 만든 제품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중국의 AI 기술을 말레이시아 경찰이 범죄수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얼굴 인식 능력을 구비한 카메라가 부착된 옷을 입은 말레이시아 경찰관들은 카메라로 촬영된 용의자의 영상과 왕립 말레이시아 경찰청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실시간으로 비교함으로써 범죄 혐의자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특수수사대 책임자는 "AI 기술을 안보와 안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앞으로 옷에 AI 카메라를 착용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범죄 혐의자 명단에 오른 사람이 카메라에 잡히면 즉시 경보가 울리도록 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는 상탕커지(商湯科技·센스타임·SenseTime),쾅스커지(曠視科技·메그비·Megvii)와 더불어 AI 분야 세계 3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 및 리서치 회사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총 152억 달러(약 16조 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총 48%가 이투, 센스타임, 메그비를 포함한 중국의 스타트업이 차지했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투자 비중은 38%로 중국에 미치지 못했다.
2012년 상하이(上海)에서 설립된 이투는 작년 5월 힐하우스캐피탈그룹으로부터 5천500만 달러(587억 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이투는 AI 얼굴인식 기술이 중국의 국가정보망에 저장된 14억 명의 얼굴사진을 토대로 특정인을 3초 이내에 가려낼 수 있다고 자랑한다.
공동창업자인 린천시(林晨曦)는 작년 11월 한 인터뷰에서 공안당국이 주요 고객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투의 얼굴인식 기술은 중국 내 공안과 감시 분야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은행들은 자동입출금기(ATM)의 거래에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출·입경 당국도 밀수용의자나 범죄 용의자를 가려내기 위해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투의 얼굴인식 시스템은 항구와 역 등 높은 수준의 안전이 필요로 하는 다중이용시설에도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상하이 교통당국은 이투의 인공지능시스템을 활용해 초기 3개월 동안 567명의 범법자를 색출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투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고객층을 넓혀 나가려 하고 있다. 이투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사무소를 개설했는데, 이 사무소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도약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서치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의 얼굴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3억 달러였으며, 오는 2021년에는 65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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