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어 선전영상도 공개…일본·대만 전투기 긴급발진
(상하이·타이베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류정엽 통신원 = 중국군이 폭격기를 서태평양으로 진출시키며 대만을 동쪽에서 위협 비행했다.
20일 중국 관영 환구망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전날 폭격기 훙(轟·H)-6K, 전투기 수호이(Su)-30, 젠(殲)-11, 정찰기 및 조기경보기 등을 출동시켜 원해에서 실전화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훙-6K 편대가 대만섬을 도는 순찰비행 훈련 임무를 치름으로써 기동 능력을 제고하고 실전 능력을 검증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도 전날 중국 군용기 4대가 중국 화이닝(懷寧) 기지에서 발진해 미야코 해협을 거쳐 서태평양으로 진입한 뒤 바스해협을 거쳐 주둔기지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대만 빈과일보는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중국 공군기들을 상대로 대만 전투기들이 항로를 막아서며 "당장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도 '관례에 따라'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중국 폭격기 등을 추적 감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만 순찰 비행은 중국군이 18일 대만해협의 중국 취안저우(泉州) 해안지대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최근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내에서 대만독립 주장이 분출하는데 대한 강력한 경고 표시로 해석됐다.
이중에서도 대만독립론자를 자처하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행정원장(총리)의 급진적 대만독립 언행을 경고하는 의미가 강하다.
중국 공군은 이날 웨이보(微博) 계정을 통해 훙-6K 편대가 대만섬 주변에서 비행하는 장면을 담은 선전영상을 영어와 대만 민남어판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훙-6K를 '전신'(戰神)으로 치켜세운 이 영상은 "알아듣지 못할까 봐 민남어로 말한다"는 도발적인 언사를 썼다.
이번 훈련이 미국과 대만을 상대로 한 여론전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도 비행훈련 직후 "대만독립 분열 활동은 대만해협의 평화에 가장 현실적인 위협이며 양안 동포는 이에 대해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그 어떤 세력도 국가주권과 영토를 완성하기 위한 중국의 결심과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만의 중국담당부처 대륙위원회는 "중국의 대만해협 훈련이 대만에 압력을 행사하고 대만을 희롱함으로써 양안 및 지역에 긴장을 초래했다"며 "(중국의) 무력적 위협이나 유혹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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