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받고 화학무기 피해자 연기"…러시아 국영방송 보도

입력 2018-04-20 15:50  

"음식받고 화학무기 피해자 연기"…러시아 국영방송 보도
시리아 정부군 점령지에서 촬영된 두마 어린이 인터뷰
러시아 "화학무기 피해 가짜…안보리서 문제 제기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러시아 방송이 시리아 동(東) 구타 두마에서 주민들이 음식을 받는 대가로 화학무기 공격을 당한 것처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러시아 국영 뉴스채널 '로시야 24'는 시리아 소년 하산 디아브(11)가 인터뷰에서 "반군이 주민들에게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인근 병원으로 가도록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디아브는 인터뷰에서 "내가 들어가자마자 붙잡더니 물을 뿌렸으며, 나를 다른 사람들이 누운 침대 옆에 눕혔다"고 말했다.
하산의 아버지 오마르 디아브는 "아들은 그러한 역할을 한 덕분에 대추야자와 비스킷, 쌀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영국이 지원하고 민간구조대 하얀 헬멧이 진행한 '할리우드 스타일' 프로덕션이라고 설명했다"면서 "화학무기 공격은 없었으며 아들의 상태는 좋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 인터뷰가 동구타가 아닌 근처 다마스쿠스의 정부군 점령지에서 촬영됐으며,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도록 강요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국영방송은 지난 2014년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마을에서 한 소년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다고 주장한 여성의 인터뷰를 방영하는 등 종종 오보를 내보낸다고 주장했다. 해당 인터뷰는 추후 거짓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로시야 24의 이번 인터뷰를 근거로 두마 지역에서 촬영됐다는 화학무기 피해 영상은 가짜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 인터뷰는 두마 (화학무기) 공격이 100% 가짜였다는 추가 증거"라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자막이 담긴 이 영상의 복사본이 유엔 회원국과 취재진에게 배포되고 있다면서 "다음 안보리 회의에서 방영할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 영국과 프랑스와 협력해 시리아 내 화학무기 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 7일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 두마 구역에 있는 반군에 화학무기 공격을 가해 70여명이 사망한 것을 겨냥한 보복 공격이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반군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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