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공매도 경고등?…증시 대차잔고 80조원 육박

입력 2018-04-22 06:09  

바이오 공매도 경고등?…증시 대차잔고 80조원 육박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잔고 수치가 8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차거래 잔고는 최근 '버블 붕괴' 우려가 제기된 바이오종목에 집중돼 있는 모습이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78조6천21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63조원 수준이던 수치는 꾸준히 늘었고 최근에는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역대 최고치(79조1천124억원)를 경신했고 18일(79조1천억원)에도 사상 2번째로 79조원을 돌파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 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예상할 경우 대차거래로 미리 주식을 빌린 뒤 이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만들고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더 싼 값에 산 주식으로 갚아 차익을 낸다. 따라서 통상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최근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우려 등으로 2,500선을 재돌파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자 하락 장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주는 대차거래 잔고가 많아 공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인 셀트리온[068270]의 대차잔고는 7조원에 달해 삼성전자[005930](8조4천억원)에 이어 2위다.
셀트리온 시총은 34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332조원)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대차잔고는 삼성전자의 83%에 이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대차잔고도 1조5천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4번째로 많은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조7천억원), 신라젠[215600](1조1천억원), 에이치엘비[028300](5천400억원) 등 대차잔고 상위 1∼4위가 모두 바이오 종목이다.
이밖에 셀트리온제약[068760](2천600억원·7위), 네이처셀[007390](2천300억원·8위), 제넥신[095700](2천100억원·9위) 등도 대차잔고가 코스닥 상위권에 올라있다.
최근 바이오 버블 붕괴에 대한 경고가 나오자 대표 바이오 종목들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 기관 투자자들이 대차거래 잔고를 더욱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차잔고가 공매도 자체를 의미하지 않으므로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대차거래는 공매도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설정, 환매조건부채권(레포·REPO) 거래에 필요한 증권조달, 결제 불이행 부족분 충당, 지분 확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며 "물량 증가 자체를 놓고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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