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씨 독재 북한, 지독한 인권침해"…인권문제 협상 쟁점되나(종합)

입력 2018-04-2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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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김씨 독재 북한, 지독한 인권침해"…인권문제 협상 쟁점되나(종합)
사법절차 없는 살인·구금·고문·강제노동 등 지적
북미회담 국면서 '인권침해국' 재규정…중국·러시아·이란도 포함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 국면에서 북한을 '김씨 가문의 장기 독재하에 국민의 인권을 지독하게 침해하는 나라'로 규정했다.
미 정부는 오는 6월 초 전후를 목표로 추진 중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면, 회담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비핵화와 함께 인권문제가 북미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 국가별 인권사례보고서'에서 북한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대화에 개입하려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핵협정 개정을 요구받는 이란을 자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국가이자 '불안정을 초래하는 집단들'로 규정했다.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북한을 인권침해국으로 부각하면서 같은 날 발표된 재무부의 신규 제재 대상자들을 인권 유린의 책임자로 적시한 바 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을 "김씨 가문이 60년 넘게 이끌어온 독재 국가"로 규정하고 "거의 모든 보고 대상 분야에서 북한 국민은 지독한 인권침해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저지른 인권침해 분야와 사례로 ▲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살인 ▲ 실종 ▲ 임의 체포와 구금 ▲ 고문 ▲ 혹독한 조건의 정치범 수용소 ▲ 살해 위협 ▲ 강제노동 ▲ 불공정 재판 ▲ 사생활 개입 등 주민 통제 ▲ 연설·언론·집회·결사·종교·대중운동의 자유 부정 ▲ 정부 선택권 부정 ▲ 낙태 강요 ▲ 인신매매 ▲ 노조 결성 부정·원거리 강제 이주노동, 노동교화 등 노동권 제한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정당한 사법절차 없는 살인 사례와 관련, 지난해 2월 한국 언론보도를 인용해 "5명의 외무성 관료들이 정치적 숙청 차원에서 사형됐다"고 했다.
또 지난해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북한 정부를 대신한 임무를 맡은 2명의 여성에 의해 신경작용제로 암살당했다고 적시했다.
공개 처형 사례와 관련, 보고서는 국가안보연구소(INSS)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2012∼2016년 340건의 공개 처형을 했고, 이 가운데 140명이 정부 관리라고 밝혔다.
북한에 의한 외국인 납치와 구금 사례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한국전쟁 이후 517명의 한국인이 북한에 의해 납치되거나 구금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때 김 위원장의 최고위급 각료였던 황병서 전 군 총정치국장이 지난해 10월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로 해임되고 김원홍 전 제1부국장은 비슷한 혐의로 노동교화소로 보내졌다는 언론보도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존 설리번 국무부 장관 대행은 보고서 서문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정부는 국경 내에서 일상적으로 인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대행은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회합을 제한하고 종교인, 소수민족 등 소수의 집단에 대한 폭력을 자행하며 인간 존엄의 근본을 훼손하는 나라들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우리의 이익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인간 존엄과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 세계의 사람들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도 임의 구금, 정당한 법 절차 없는 사형, 진술 강요, 실종, 언론·연설·집회·결사·종교 자유 제한과 낙태 강요 등 강압적 인구조절 정책을 지적했다.
설리번 대행은 기자들에게 "중국은 독재 체제 최악의 모습을 계속 확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배하는 독재정치 체제"로 규정하면서 체계적인 고문, 허술한 사법 체계, 언론 탄압, 인터넷과 외국 기관 검열 등을 인권 탄압 사례로 들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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