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가 에콰도르 대신 콜롬비아 평화협상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칠레 외교부는 2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최후 주요 반군인 민족해방군(ELN)과의 평화협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칠레 외교부는 성명에서 "콜롬비아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갈등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평화협상 개최지 역할을 기꺼이 맡겠다"고 밝혔다.
최근 에콰도르가 콜롬비아 정부와 ELN과의 평화협상 개최지 역할을 중단하기로 한 이후 칠레가 대신 중재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칠레는 그간 브라질, 쿠바, 노르웨이, 베네수엘라와 함께 콜롬비아 평화협상에 대한 보증국 역할을 해왔다.
콜롬비아 정부와 ELN은 작년 1월부터 중재 역할을 맡은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 외곽에서 평화협상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ELN의 경찰서 폭탄 공격으로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달 협상이 재개됐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ELN이 콜롬비아 북동부 지역에서 다른 군소 반군과 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 잎 재배 지역의 관할권을 놓고 충돌하자 급기야 에콰도르 정부가 협상 중재 역할 포기를 선언했다.
베네수엘라와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부와 북서부 오지 지역을 거점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추종하는 ELN은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결성된 1964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자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ELN은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이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정치세력으로 거듭남에 따라 최후의 주요 반군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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