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면·국물없는 라면 비중 증가 추세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라면 시장이 지난해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조업체들의 라면 매출이 줄줄이 전년보다 줄어들면서 전체 시장 규모도 2조원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대형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간편식(HMR) 등의 공세에 밀려 라면 시장이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
◇ 대형 라면업체 4곳 지난해 매출 줄줄이 감소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라면 제조업체 4곳의 지난해 라면 매출액 합계는 1조9천870억원으로 전년보다 2.6% 감소했다.
라면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8천470억원, 2015년 1조8천800억원, 2016년 2조400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짜왕, 진짬뽕 등 중화풍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016년 연 매출 2조원대를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업체별로는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 4개사 매출이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농심의 라면 매출은 2016년 1조1천270억원에서 지난해 1조1천170억원으로 밀렸다.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2015년까지 60%를 웃돌았으나 50% 중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작년 시장 점유율은 56.2%로 전년(55.2%)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오뚜기 라면의 지난해 매출은 4천580억원으로 역시 전년 4천770억원보다 줄었다. 오뚜기의 라면 매출은 7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진짬뽕의 성공 등으로 오뚜기의 점유율은 2014년 16.1%에서 2016년 23.4%까지 증가했으나 지난해 23.0%로 소폭 감소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짬뽕과 짜장 등 '메가트렌드'가 사라지고 대형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으면서 라면 시장 성장세가 꺾였다"며 "수출은 잘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간편식 등이 쏟아지면서 라면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 라면업계, 국물 없는 라면·용기면 공략 나서
업계는 새로운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면서 장수 제품을 변형·확장한 제품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여름철을 겨냥해서는 국물 없는 볶음면·비빔면류를 강화하고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건면) 등으로 면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국물 없는 라면 매출 비중은 2016년 22.9%에서 지난해 25.6%로 확대됐다.
최근 라면이 편의점에서 많이 팔리면서 용기면 비중은 같은 기간 33.2%에서 36.5%로 커졌다.
라면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농심은 볶음너구리, 매콤 너구보나라를 비롯해 짜왕 매운맛, 카레라이스쌀면, 참치마요큰사발, 건면새우탕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냉콩국수라면, 함흥비빔면, 리얼치즈라면, 굴진짬뽕, 팥칼국수, 진짜쫄면, 춘천막국수 등을 내놓았다.
삼양식품은 커리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짜장불닭볶음면 등 불닭볶음면을 바탕으로 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팔도는 초계비빔면, 막국수라면 등 국물 없는 라면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유정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국내 라면 시장 경쟁 강도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의 신제품 피로감 누적과 중화라면 열풍 이후 메가 히트작 부재가 이어짐에 따라 기존 제품의 판매 회복 및 확장 제품의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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