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시종·이춘희·송하진·최문순…현직 승률 100%
친문표심 결집, 박남춘·김영록·양승조 승리…전해철도 선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일 대구시장 결선투표 결과 발표를 마지막으로 6·13 지방선거에 도전할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경선의 가장 큰 특징으로 현직 단체장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인사들이 대거 승리한 것을 꼽고 있다.
거물급 인사나 정권의 핵심 인사가 나선 것을 두고 선거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친문 우위의 당내 지형이 투영돼 비문(비문재인)의 좁은 설 자리를 재확인했다는 시각도 있다.
◇'현직 불패' 5명 도전해 모두 본선행 = 현직 광역단체장 가운데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 5명은 모두 본선에 진출, 승률 100%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3선에 도전,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의 추격을 뿌리치고 1차 투표에서 66.26% 득표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시종 충북지사 역시 63.5%의 높은 득표율로 4선인 오제세 의원을 누르고 공천장을 따냈다.
전북에서도 송하진 현 지사가 56.92%의 득표로 김춘진 전 의원을 이겼다.
이춘희 세종시장, 최문순 강원지사의 경우 경선 없이 단수추천 후보로 낙점됐다.
현직 단체장의 선전에는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아 개혁작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안정적인 후보가 필요하다는 당원의 판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직기반과 인지도 등 '현직 프리미엄'이 공고한 데다 경선 기간 남북관계의 급변, 김기식·드루킹 사태 등 외생 변수가 많아 민주당 경선에 대한 국민적 주목도가 떨어진 것도 후발주자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현역 국회의원에게 10%의 감점을 부여한 것 역시 현직 단체장들의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역의원들이 감점을 떠안고서 '현직 단체장 프리미엄'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 표심 결집…정권 핵심들 최전선으로 = 이번 경선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진 친문성향 인사들이 약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인천시장 경선의 경우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박남춘 의원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인천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 없이 결선투표로 가리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박 의원은 1차에서 57.26%의 표를 얻어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부산·경남) 지역도 친문 핵심인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 후보로 추대되고,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송철호 고문이 울산시장 후보로 나서는 등 친문이 전진 배치됐다.
과열 양상을 보인 광주에서도 친문 인사인 이용섭 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후보가 됐고, 전남지사 경선에서는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맡았던 김영록 전 장관이 승리했다.
충남지사 후보가 된 양승조 의원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고, 실제로 '문재인의 사무총장'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경선을 치렀다.
친문 핵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재명 전 성남시장에게 패했지만, 현역의원 10% 감점을 받고도 36.8%의 지지율을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지사 경선에서 승리한 문대림 후보는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을 지냈고, 경북지사로 확정된 오중기 후보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반면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출신의 신정훈 후보는 전남지사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낸 박영순 대전시장 후보도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명암이 갈리기도 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유력한 충남지사 후보였지만 가족사 문제로 경선도 치르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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