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실종사건 수사 빨라진다…영장없이 인터넷 접속기록 확보

입력 2018-04-22 09:00  

청소년 실종사건 수사 빨라진다…영장없이 인터넷 접속기록 확보
개정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본인확인기관·웹사이트 업체 2차례 영장→공문으로 대체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앞으로는 경찰이 실종 아동·청소년을 수색할 때 영장 없이도 인터넷 접속기록을 확인해 위치를 신속히 추적할 수 있게 된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실종사건 수사에서 경찰이 인터넷 주소와 접속기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개정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오는 25일 시행된다.
종전에는 아동·청소년 실종 또는 가출사건이 발생했을 때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경우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와 접속기록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기법이 수사에 큰 도움이 됐으나 관련 영장을 발부받기가 어려웠다.
이런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통신영장은 범죄 관련성이 소명돼야 발부되는데, 실종사건은 실종자 발견 후에야 범죄 관련성이 파악되는 경우가 많아 영장 발부에 필요한 범죄 단서를 찾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먼저 이동통신 3사 등 본인확인기관에 공문을 보내 실종자가 접속한 웹사이트 내역을 확인하고, 이어 해당 사이트 업체에 공문을 발송해 접속기록과 IP주소를 제공받는다. 종전에는 이 절차를 거치려면 영장을 2차례 발부받아야 했다.
경찰은 본인확인기관과 협의를 거쳐 전산망을 연동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정법 시행으로 영장 발부 절차가 사라져 실종 또는 가출 청소년 발견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이들을 조속히 가정에 복귀시켜 강력범죄나 성매매 등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등 실종에 대비해 이들의 지문과 사진을 경찰에 미리 등록하는 '지문 등 사전등록' 제도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종전에는 사전등록 신청서 정보를 관련 시스템에 등록한 뒤에도 서류를 10년간 보관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지적됐다. 개정법은 해당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면 보호자에게 신청서 파기 사실을 알린 뒤 즉시 파기하도록 규정했다.
대형마트,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아동이 발생하면 안내방송으로 경보를 발령하고 자체 인력으로 수색하도록 한 '코드 아담' 제도도 경찰이 대상 시설 현황을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손질됐다.
개정법은 코드 아담 대상 시설 신규등록·폐업 등 변경이 발생하면 행정기관이 관할 경찰관서에 통보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경찰이 최신 현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누락이 발생하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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