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지 않아서 좋아요"…나들이 행렬로 고속도로 다소 혼잡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김지헌 기자 = 일요일인 22일 봄비가 내리면서 초여름을 방불케 했던 더위가 한풀 꺾이자 시민들은 비교적 차분한 휴일을 보냈다.
이날 서울은 약한 비가 조금씩 내리면서 흐린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9도로 전날 25보다 6도나 낮았다. 평년 수준으로 떨어진 기온 속에 시민들은 전날까지 꺼내입었던 반소매 대신 긴 소매 옷을 다시 챙겨 입었다.
김모(36·여)씨는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외식하러 나왔다"며 "어제는 화창하면서도 너무 덥고 미세먼지가 심해 나가기가 꺼려졌는데 오늘이 그나마 아이와 외출하기에 괜찮은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한 김준희(33)씨는 "어제까지 너무 더워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는데 오늘은 덥지 않아서 한결 쾌적하고 좋다"며 "비도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아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누가 더 생각 없이 오래 버티는지를 겨루는 '제3회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려 시선을 끌었다.
구호 없는 몸풀기를 마치고 경기에 돌입한 '선수'들은 봄치고는 썰렁한 날씨와 가끔 떨어진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량을 뽐냈다.
하루 15시간씩 일한다는 20대 택배 기사, 세 자녀를 키우느라 정신없는 주부, 임용고시 도전 4년차 수험생 등 숨가쁜 생활에 시달려온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참가해 간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무념무상'의 시간을 즐겼다.
영예의 우승을 차지한 성남 은행중 2학년 양희원 양은 "학원에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선생님께 지적받은 적도 있는데, 아무래도 멍 때리는 게 내 적성인 것 같다. 잘하는 것을 찾아낸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전국 고속도로의 정체·서행 구간은 254.6㎞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23.4㎞ 구간,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50.3㎞,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21.8㎞ 구간에서 정체를 빚고 있다.
도로공사는 "봄나들이로 평소보다 다소 혼잡하고, 이날은 비 때문에 귀성길이 더 막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과 목포에서 서울까지는 각각 최대 5시간 40분, 4시간 50분씩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부선과 서해안선의 정체는 오후 5∼6시께 절정에 달하고 차차 해소될 전망이다.
개량공사가 진행 중인 중부내륙선 여주분기점-충주분기점, 괴산-연풍 구간은 양방향 1개 차로씩 구간별 통행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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