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국민의례에 기립을 거부해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이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가 수여하는 인권상인 '양심대사상'을 받았다.
캐퍼닉은 22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인종 차별적인 탄압과 인간성 말살은 미국의 특색이 돼가고 있다"며 "이는 흑인과 히스패닉에 대한 경찰의 사법적인 린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모든 이들을 위한 자유와 정의를 설교하고 전파하면서도 그곳에 사는 그 많은 사람에게 정의롭지 않은 나라의 국가에 어떻게 기립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캐퍼닉은 NFL 샌프란시스코 쿼터백이던 2016년 8월, 휴스턴 텍산스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앞두고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흑인이 백인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캐퍼닉은 경찰의 야만성과 인종차별주의에 항의를 표시한 것이다.
캐퍼닉의 행동은 NFL뿐만 아니라 나스카(NASCAR·자동차경주협회),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등 다른 스포츠까지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FL 선수들의 저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선수들은 물론, 구단주까지 국민의례를 거부했다.
국민의례 저항운동을 주도한 캐퍼닉은 지난해 3월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이 끝난 이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무적 신분으로 1년 넘게 쉬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리그 정상급 쿼터백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간 정도 실력을 인정받는 캐퍼닉이 '미아'가 된 데에는 '괘씸죄'가 작용한 것으로 본다.
'양심대사상'은 생활과 일을 통해 인권 향상에 특출한 리더십을 보여 온 사람에게 주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캐퍼닉은 인종 차별과 맞섰고, 타협을 거부했으며,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며 캐퍼닉에게 '양심대사상'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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