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게임' 영향받은 자살 시도 잇따라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에서 최근 온라인게임의 영향을 받은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가 잇따르자 이집트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나빌 사데크 이집트 검찰총장은 22일(현지시간) 이른바 '대왕고래 게임'(Blue Whale Game)' 등 청소년들의 자살과 관련된 온라인게임을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사데크 총장은 "이런 게임은 젊은층을 목표로 삼아 자살을 부추기고 사랑하는 이들을 다치게 한다"며 "그것은 이집트 가족들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2013년 러시아에서 대왕고레 게임은 세계적으로 130명이 넘는 청소년의 자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진행되고 참가자에게 50일 동안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새벽에 일어나기' 등 단순한 과제를 부여하지만, 나중에는 자해를 유도하고 마지막에는 자살 등 극단적 과제를 제시한다.
이달 초 이집트에서는 전 의회 의원인 함디 알파크하라니의 18세 아들이 대왕고래 게임의 영향으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또 최근 이집트 북부의 알렉산드리아에서는 한 15세 소녀가 대왕고래 게임의 임무를 완수하려고 자살을 시도했다.
나일 델타지역인 베헤이라주의 한 소년도 지난주 이 게임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에 이집트에서는 대왕고래 게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집트 검찰이 이 게임을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청소년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집트 전자게임연맹 관계자는 "게임 차단은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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