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간지 보도…"언론·당국 피해 숨었을 가능성"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의 피해자인 율리야 스크리팔(33)의 약혼자가 러시아에서 종적을 감췄다고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율리야 스크리팔은 영국에 망명 중인 아버지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을 방문했다가 지난달 4일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아버지와 함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가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모두 중태였으나 율리야는 최근 의식을 회복해 퇴원했고, 세르게이 스크리팔 역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율리야는 퇴원 후 약혼자인 스테판 비키프(Stepan Vikeev·30)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자 매우 흥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키프는 율리야의 연락은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계정 역시 모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키프는 러시아 보안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에서 일해왔으며, 2013년부터 율리야와 함께 거주해 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들이 사는 아파트의 한 주민은 커플이 "마치 뭔가를 두려워하는 듯" 강박적으로 복도와 연결된 문을 잠가 왔다고 전했다.
커플은 2월 26일 비키프의 생일파티 때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아마도 비키츠가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라는 충고를 받거나, 언론이나 당국으로부터 숨는 것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영국 당국이 이번 암살 시도와 관련한 핵심 용의자들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용의자들은 이미 러시아로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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