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중국이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TO는 이날 EU가 중국이 미국과 진행하게 될 양자협의에 주요 이해관계국으로서 참여하게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EU에 대해서는 다음 달 1일까지 한시적 면제 조치를 취했다.
EU는 이 시한이 끝나면 EU의 수출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중국은 앞서 이달 10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조치에 대해 미국과 WTO에 양자협의 요청서를 제출했고 며칠 뒤 EU도 같은 내용의 양자협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WTO 분쟁해결절차(DSU) 4조에 따르며 분쟁 당사국은 WTO의 분쟁 개입에 앞서 양자협의를 진행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된다. 따라서 양자협의 요청은 WTO 제소의 첫 단계로 인정된다.
현재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맞서 홍콩, 인도, 러시아, 태국 등이 중국의 양자협의에 동참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한시적 면제조치를 받은 국가 중에서 WTO에 미국을 대상으로 양자협의를 요청한 것은 EU가 처음이다.
캐나다, 멕시코,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한국은 한시적 면제를 받았다. 한국은 나중에 부과를 무기한 유예받았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8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EU에 대한 현행 한시적 관세 면제 조치를 아무런 조건이 없는 영구 면제조치로 대체해달라는 입장이다.
이와는 별도로, 인도, 러시아,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위스, 터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철강관세에 대한 우려와 실망을 나타냈다.
EU 집행위의 한 소식통은 EU가 상당한 이해관계가 걸린 곳에 협의 참관과 의견 개진을 요청하는 것이 정상이며 집행위는 WTO를 분쟁해결을 위한 적절한 논의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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