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념은 정반대 성향…정치신인, '中·獨 무역적자 불만' 공통점"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국빈 자격으로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누그러뜨릴 적임자라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련된 세계주의자인 마크롱 대통령과 자신감 넘치는 민족주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념이나 스타일에서 정반대 성향을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세계 공동체로 끌어내는 데 가장 성공적일 수 있는 인물이 마크롱 대통령이라고 봤다.
세계 공동체를 지향하며 지구 온난화, 유럽연합(EU) 등에 열정적인 마크롱 대통령과 국제기구에 쓰이는 비용은 낭비라고 생각하며 오직 '미국 우선' 가치에만 열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외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 모두 사실상 정치 신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주류 정치에 발을 들였고 무역 문제에서도 프랑스와 미국 모두 독일과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이 쌓일 대로 쌓여있는 상태다.
프랑스는 지난 15년간 독일의 경제적 우위에 눌려 독일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해왔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의 무역 관행에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EU 지도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중국이 EU의 첨단 핵심기술을 빼가는 것을 우려하던 그는 지난해 EU의 안보를 위협하거나 우주, 교통, 에너지, 통신 등 첨단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외국 자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도록 EU 집행위원회를 설득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러나 EU의 경제 대국 독일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국 기업들에 타격이 될까 중국을 겨냥한 EU의 이런 움직임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WSJ은 EU 내 이런 기류도 중국과 무역전쟁을 앞두고 아군의 참여를 기다리는 미국에 프랑스가 가장 적합한 파트너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자국시장 진출 조건으로 외국 기업의 기술이전을 강제하는 불공정 무역관행을 근거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데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호소해왔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배에 오르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할 의향이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독일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 문제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WTO나 G20 등 다자적 포럼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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