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용역업체 선정해 잠정 간접고용 뒤 내년 2월 직고용
올 초부터 대학가 휩쓴 청소노동자 투쟁 '일단락'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인원 감축을 둘러싸고 86일간 이어진 동국대와 청소노동자 간의 갈등이 해소됐다.
동국대와 이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가입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대학이 청소노동자들을 내년 2월 직접 고용하는 내용의 합의를 이뤘다고 24일 밝혔다.
노조 측은 지난 1월 29일부터 이어온 본관 점거농성을 86일만에 해제했다.
한태식 총장과 노조가 서명한 합의서에 따르면 대학은 비정규직인 청소노동자들을 내년 2월 1일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학 측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서울일반노조, 노조 동국대 지부 인사와 전문가 2명이 참여하는 '직접 고용을 위한 실무 협의체'를 꾸려 세부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직접고용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용역업체 소속으로 근무하게 된다.
동국대는 청소노동자들이 본관 점거농성을 하는 등 갈등이 심화하자 다른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대학 측은 이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 용역업체를 선정해 6월 1일까지 계약하기로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새 업체 소속으로 반 년여간 일한 뒤 직접 고용된다.
한 총장과 노조 집행부는 합의를 마친 뒤 동국대 팔정도 광장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열린 봉축연등점등식에 참석해 화합과 상생을 다짐하는 의미로 불상 앞에 삼배를 올렸다.
한 총장은 "좋은 환경, 깨끗한 환경에서 수업할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학생에게 미안하고 교수님께 죄송하다"면서 "더 좋은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오종익 노조 지부장은 "총장님과 교직원들께 매우 감사하다. 앞으로 일터에 나가 깨끗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국대가 청소노동자 노조와 합의하면서 올 초 대학가를 흔든 청소노동자 투쟁이 일단락됐다.
동국대를 비롯해 고려대, 홍익대, 연세대 등은 새해 들어 최저임금이 오르자 기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를 단기 학생 아르바이트 등으로 대체하려고 했다가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 대학 청소노동자 노조는 본관 점거농성을 하는 등 투쟁을 이어갔고 고려대와 홍익대, 연세대는 대체 계획을 철회했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동국대 갈등은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학교를 찾아 면담한 자리에서 임봉준 학교법인 이사장이 '직접고용 방안'을 언급하면서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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