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정확도 90%…이비인후과·신경과 질환에 적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환자의 주관적인 설명에만 의존해야 했던 이명, 만성통증 등의 증상을 인공지능 뇌파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팀은 미국 텍사스대 스벤 바네스테(Sven Vanneste) 교수, 뉴질랜드 오타고대 더크 드 뤼더(Dirk De Ridder) 교수와 함께 한국인 541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뇌파검사를 이용한 질환 진단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질환에 따라 이명(153명), 만성통증(78명), 파킨슨(31명), 우울증(15명)으로 나눠 건강한 대조군(264명)과 인공지능 뇌파검사의 진단 정확도를 비교했다.
뇌파검사에는 매트랩(Matlab)이라는 머신러닝 프로그램이 사용됐다. 이 프로그램에 정상인과 환자의 뇌파 데이터를 넣어 각각의 특징을 배우게 하면 증상에 따라 스스로 질환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인공지능 뇌파검사를 통한 진단 정확도는 의사의 최종 진단에 견줘 이명 88%, 만성통증 92%, 파킨슨병 94%, 우울증 75%에 달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주관적 증상 외에 인공지능 등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에 근거한 객관적 진단법의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 교수는 "뇌파 중 알파(α)파가 특정 주파수로 대체되는 경우 다양한 신경 질환이 발생한다는 경험적 가설이 있었지만 실제 데이터를 사용한 증명이 부족했다"면서 "뇌파도(EEG)를 정확하게 분석하면 이비인후과, 신경과 질환을 진단해낼 수 있고 나아가 질환의 원인 규명을 위한 단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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