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던졌는데, 아직 절반도 못 왔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메이저리그에서 타자에게 600홈런 클럽과 3천안타 클럽이 있다면 투수에게는 300승 클럽이 있다.
역사상 300승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총 24명이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랜디 존슨이 만 45세 265일에 300승을 거뒀다. 그 전에는 2007년 톰 글래빈이 300승 클럽에 발을 들여놓았다.
존슨과 글래빈 이후 300승 투수의 명맥은 끊긴 지 오래다. 심지어 더는 300승 투수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20년 연속 15승 또는 15년 연속 20승을 해야 나오는 통산 300승은 갈수록 꿈의 숫자가 되어가고 있다.
'지구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클레이턴 커쇼(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생각은 어떨까.
만 30세의 나이에 145승을 거둔 커쇼는 '300승 투수를 또 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항상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이름이다.
커쇼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야후스포츠의 메이저리그 팟캐스트에 출연해 "300승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300승은 정말로 힘든 일"이라며 "난 수년간 계속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뛰어난 팀에서 10년 동안 던졌음에도 아직 (300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300승은 멋진 일이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투수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발달한 현대 야구에서 승리 투수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승수는 투수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잣대로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커쇼는 이러한 논쟁을 이해한다면서도 여전히 승리 투수가 되길 갈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 투수가 되기 위한 과정에는 투수가 제어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있다"며 "하지만 빅리그에서 마운드에 올라 승리투수가 됐을 때의 그 기분은 정말로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방법에 승수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나는 여전히 승리투수가 되길 원한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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