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최근 세종시의 아파트값 상승과 정부 부처의 세종시 추가이전 등으로 이전(移轉) 공무원이 대거 아파트 청약에 나서면서 일반인에게 돌아가는 분양 물량의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2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와 한국주택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2월 분양한 '세종 트리쉐이드 리젠시'는 총 528가구 중 공무원 및 일반특별공급을 제외한 184가구(34.0%)만 일반 공급됐다.
2016년과 2017년 세종시에 공급된 전체 물량 중 일반청약 공급 물량의 비율은 각각 56.9%(1만56가구 중 5천723가구), 39.9%(3천415가구 중 1천363가구)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세종시는 전체 물량의 절반을 이전 공무원을 위한 '이전기관 특별공급물량'으로 배정한다. 여기에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특별공급 물량도 전체 공급 물량의 15% 이내로 배정돼 있어 특별공급에서 모집가구 수를 모두 채울 경우 일반 청약자들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사실상 40% 안팎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공급 물량이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나머지 물량은 일반 청약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일반청약 물량이 적을수록 공무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의 세종시 이전을 앞둬 이 부처의 공무원들이 특별공급 대열에 합류하면서 특별공급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지난 1월 분양한 '세종 트리쉐이드 리젠시'의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경쟁률은 264가구 모집에 1천896명이 신청해 7.18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접수한 '세종 마스터힐스'의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은 1천550가구 모집에 4천431명이 몰려 3.4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제일건설이 세종시 2-4 생활권에서 분양한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는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총 387가구 모집에 4천237명이 접수했다.
세종시의 부동산 지표는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세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8천800만원으로 작년 4월(2억3천225만원)보다 24%가량 올랐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값이 11.1% 오른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지난해 청약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음에도 세종시의 집값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은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48.57대 1로 전국 평균(13.03대 1)보다 3배가량 높았다. 세종시가 주거지와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한 '전국구 청약 지역'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좋다 보니 특별공급에서 일반분양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도 청약에 나서면서 분양 단지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과거 정부 부처가 경기도 과천으로 옮기고 나서 일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학습효과'가 세종시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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