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제 묘지'가 환수 1년만에 보물 되는 이유는

입력 2018-04-25 11:45  

'이선제 묘지'가 환수 1년만에 보물 되는 이유는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이 24일 공개한 보물 지정 예고 유물 중에는 지난해 8월 일본 소장자가 기증한 '이선제 묘지'와 2009년 1월 익산 미륵사지 서탑에서 나온 사리장엄구가 있다.
보물 지정 시 소요 기간에 관한 규정은 없지만, 이선제 묘지는 존재가 알려진 뒤 1년도 안 돼 보물로 지정 예고된 반면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는 발견부터 보물 지정 예고까지 9년이 걸렸다.
국립광주박물관에 있는 이선제 묘지는 조선 세종대 집현전 학사를 지낸 이선제(1390∼1453)가 세상을 떠난 뒤 후손들이 1454년 그의 생애를 적어 무덤에 묻은 기록물이다.
이 묘지는 15세기 전반에 제작한 분청사기 상감 묘지 4점이 이미 보물로 지정된 데다 주인공이 명확하고 형태가 위패형으로 독특해 보물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보물 지정 절차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회 등에서 국가에 귀속한 환수 문화재는 지정 조치를 빨리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선제 묘지를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도 조속하게 보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지난 3월 구매한 조선왕조실록 효종실록도 연내에 보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는 국보로 지정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사리장엄구와 비교해 제작 시기가 이르고 639년 미륵사 창건 과정을 소상히 알려주는 사리봉영기가 있어 국보 승격이 확실시되는 유물이다.
발견 당시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됐고, 이후에도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은 유물치고는 보물 지정이 늦었다고 볼 수도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지정조사를 마쳤으나, 지정 범위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달랐다"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리봉영기만을 별도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의를 거쳐 사리장엄구 중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리봉영기, 금동사리외호와 금제사리내호, 구슬과 공양품을 담은 청동합 6점을 묶어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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