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붕괴가 北 '핵실험장 폐기 선언'한 이유일 수 있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으로 붕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이것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한 이유일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학 지진실험실 원롄싱(溫聯星)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9월 지하 700m에서 실시된 6차 핵실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100kt(킬로톤·1kt은 TNT 1천t의 폭발력)에 달하는 6차 핵실험의 폭발력으로 지하 암반이 고온에서 기체로 변하고 직경 200m 크기의 공간이 생겼다고 밝혔다.
핵실험 충격파로 바위와 산등성이 등이 부서져 함몰됐다고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전 네 차례 핵실험 후에는 지형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지난해 9월 핵실험의 흔적은 위성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근 2천여 곳의 지진 관측소 자료도 분석했다.
연구진은 "핵실험 후 인근에서 소규모 지진이 세 차례 발생한 것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붕괴 가능성을 높인다"며 "붕괴로 인한 방사선 유출 가능성을 계속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린(吉林) 성 지진국 소속 류쥔칭이 이끄는 조사팀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류쥔칭 팀은 지난달 발간된 학술지에서 "암반 붕괴가 처음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일어났다"며 "붕괴로 산 정상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뿐 아니라, 낙진이 공기 중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굴뚝'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자오롄펑 연구원은 "서로 다른 두 연구팀이 다른 데이터를 써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는 핵실험장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됐다는 연구자들의 일치된 의견을 뒷받침해 준다"고 설명했다.
북핵문제 전문가인 후싱더우는 "풍계리 핵실험장 붕괴는 북한의 핵실험 계획에 큰 타격을 줬을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로 새로운 장소에서 핵실험을 재개하기에는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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