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 전날 2이닝 투구하고 9회 등판해 동점 홈런 허용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오늘도 함덕주 나오느냐고요? 그건 전력 비밀입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SK 와이번스와 경기를 앞두고 마무리투수 기용 여부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올해 두산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며 시즌 7세이브로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던 함덕주는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수다.
전날 경기인 24일 SK전에서 함덕주는 8회말 10-9로 쫓기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봉쇄해 팀 승리를 지켰다.
'불펜이 허약한 팀'에서 '나올 때마다 승리를 지키는' 투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
나올 때마다 승리라는 황금알을 팀에 선사하지만, 잦은 등판은 배에 칼을 대는 것과 같다.
두산은 1-3으로 끌려가다가 9회초 박건우의 동점 2점 홈런과 양의지의 솔로포를 묶어 4-3으로 역전했다.
9회말 벤치의 선택은 어김없이 함덕주였다.
당연히 마무리 투수가 등판해야 할 상황이지만, 최근 함덕주는 등판이 잦았다.
자주 나온 것뿐만 아니라, 길게 던졌다.
1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긴 뒤 이날 경기까지 4경기 연속 1이닝을 초과 소화했다.
19일 잠실 한화전은 2이닝 무실점, 2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은 1⅔이닝 1실점, 24일 SK전은 2이닝 무실점이다.
함덕주는 올해 팀이 치른 26경기 가운데 15경기에 등판해 17⅓이닝을 소화했다. 등판할 때마다 1이닝을 넘긴 셈이다.
결국, 지친 함덕주는 인천에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남겼다.
등판하고 처음 상대한 타자 이재원에게 동점 솔로포를 내준 것이다.
함덕주는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9㎞ 밋밋한 직구를 던졌고, 이재원은 이를 받아쳐 올해 첫 홈런을 신고했다.
두산은 경기 막판 난타전을 벌인 끝에 6-7로 졌다.
1위 팀의 마무리 투수는 등판이 잦을 수밖에 없다. 불펜이 불안하면 8회에도 종종 '조기 출근'을 해야 한다.
그러나 8회 등판이 일상이 되면 정상 출근일에도 탈이 날 수 있다. 함덕주 기용법은 잘나가는 두산에서도 쉽게 풀지 못하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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