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조윤제 주(駐)미국 대사가 26일 오후(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 외교계의 거물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다.
주미 대사관은 조 대사가 26일 오전 뉴욕 롱아일랜드대학 산하 세계연구소(GI)에서 열리는 비공개 조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난다고 25일 밝혔다.
의도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 대사와 키신저 전 장관의 면담 시점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점도 주목된다.
조 대사와 키신저 전 장관은 면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 대사는 키신저 전 장관으로부터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공 방안, 북한 비핵화 해법,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행보와 전략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은 지금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외교 정책을 건의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잘 알고 현 정부의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조 대사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지 관심을 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닉슨 행정부 시절이던 197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신분으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1973년엔 남베트남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조건으로 베트남전 휴전 협정을 주도했다.
이런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국무부의 통상적 외교 경로를 무시하고 독자적 활동을 벌여 이른바 '키신저 외교'라는 말까지 탄생시켰다.
'친중' 성향인 키신저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정권 붕괴와 주한 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빅딜론'을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난 1950년 한국을 미국 극동방어선에서 제외했던 '애치슨 라인'의 부활이 다시 논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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