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해삼·전복 수백㎏씩 싹쓸이…불법 잠수기어업 기승

입력 2018-04-26 08:52   수정 2018-04-26 09:55

하룻밤에 해삼·전복 수백㎏씩 싹쓸이…불법 잠수기어업 기승
잠수부 팀 이뤄 게릴라식 어획…해경 '발본색원' 경고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양식장 수확 철을 맞아 잠수장비를 이용한 불법 어획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산소통을 짊어진 잠수부들이 하룻밤 새 해삼과 전복 등 해산물 수백㎏을 채취하고 달아나 양식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해경은 "건전한 어업 질서를 해치는 비양심적인 어획을 뿌리 뽑겠다"며 불법 잠수부 집중 단속에 돌입했다.
26일 군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양식장이 밀집한 고군산군도에서 잠수장비를 이용한 불법 조업이 잇따르고 있다.
어청도와 선유도, 장자도 등 63개 섬이 모인 고군산군도는 플랑크톤이 풍부해 해삼과 전복 양식이 성행하는 곳이다.
군산시 승인을 받은 어촌계 양식장은 잠수부 102명과 계약해 합법적으로 수산물을 채취하고 있다.
문제는 계약을 맺지 않은 불법 잠수부들이다.
이들은 해삼 수확 철인 4∼5월만 되면 배를 타고 고군산군도에 들어와 닥치는 대로 패류와 수산물을 채취한다.
잠수부 5∼6명이 팀을 이뤄 하룻밤에 많게는 500㎏에 가까운 어획량을 올린다.
말 그대로 양식장 싹쓸이다.


해경은 양식장 인근에 경비정을 띄워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깜깜한 밤에 이뤄지는 불법 어획을 모두 적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경비정이 다가오면 잠수부들이 채취한 수산물 전부를 바다에 버려 증거 확보도 쉽지 않다.
지난 20일 군산시 북방파제 앞 해상에서 잠수장비를 입고 해삼과 전복을 따다 해경에 적발된 채모(47)씨 등 5명도 마찬가지였다.
열영상장비(TOD)로 해안을 감시 중이던 해경이 접근하자 채씨 등을 무등록 선박을 타고 4㎞ 넘게 도주했다.
이들은 도주 도중 증거를 없애려고 채취한 수산물을 모두 바다에 내던졌다.

[군산해양경찰서 제공]

이튿날 부안군 위도면 해상에서 붙잡힌 7.93t급 어선에서도 수산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선장 최모(52)씨는 "잠수장비를 실은 것은 맞지만, 조업은 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해경은 이들 어선 모두 도주 과정에서 바다에 증거를 버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1일 군산 내항에서 붙잡힌 김모(55)씨는 해삼 600㎏을 하역하다 검문에 적발됐다.
해경은 배 안에서 해삼 2.5t을 유통한 장부를 발견하고 김씨를 구속했다.
현장에서 달아난 잠수부 2명도 곧 해경에 체포됐다.
증거를 미처 없애지 못한 이들은 "다른 사람 양식장인 줄 모르고 해삼을 채취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해경은 고질적인 불법 잠수기 어업을 근절하기 위해 오는 6월까지 감시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묵 군산해경서장은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진 잠수장비를 이용한 불법 어획을 반드시 근절하겠다"며 "채취는 물론이고 가공 및 유통, 보관 행위까지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군산 해양경찰서 제공]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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