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동작구, 인근 국사봉 이어지는 둘레길도 연내 조성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조선 태종의 맏아들이자 세종의 큰형인 양녕대군(1394∼1462) 묘역이 18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시와 동작구는 '양녕대군 이제 묘역' 1만5천281㎡를 시민 휴식·문화·교육 공간으로 27일부터 문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양녕대군의 사당 안에는 대군과 부인 광산 김씨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현판의 탁본과 정조가 지은 지덕사기 등이 있다.
묘소는 사당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시는 "양녕대군 사당은 숙종 1년(1675년)에 임금의 명에 의해 세운 것"이라며 "원래 숭례문 밖에 있던 것을 191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놨다. '지덕'이란 인격이 덕의 극치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세조가 친히 지은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양녕대군은 세자로 책봉됐지만 폐위되고, 동생인 충녕대군이 세자로 책봉돼 왕위에 오르자 전국을 유랑하며 풍류를 즐긴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숭례문' 현판 글씨를 직접 썼을 정도로 글씨와 시에도 능했다.
묘역이 자리한 동작구 상도4동 일대는 서울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다. 주민들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 과정에서 직접 묘역을 개방해 명소화하자는 의견을 냈고, 소유자인 '재단법인 지덕사'와 협의 끝에 개방이 결정됐다.
시는 개방에 앞서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묘역 보행 길을 정비했다. 방문객을 위해 벤치 같은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시는 묘역 개방과 함께 인근 국사봉의 산책로와 접근로를 정비해 양녕대군 묘역∼국사봉∼상도근린공원을 잇는 3.3㎞ 길이의 역사 테마 둘레길도 연내에 만든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