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첩경 없다. 마이너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 뛰어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선수 인생의 벼랑 끝에 몰렸던 강정호(31)에게 극적으로 메이저리그 복귀 길이 열렸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은 27일(한국시간) 강정호가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재입국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정호는 국내에 머물던 2016년 12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법원으로부터 유죄(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았다.
강정호는 계속된 음주운전 이력 탓에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이 거절됐고,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한 채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자칫 선수 인생마저 끝날 수 있는 위기에 몰렸던 강정호는 장기간의 시도 끝에 미국 비자를 발급받아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강정호는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그라운드를 밟기는 어려워 보인다.
먼저 메이저리그 노사 협의로 마련된 음주운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이후 자체 훈련과 마이너리그 경기 출전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관건은 역시 실전 감각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의 비활동기간을 마치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러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길어봐야 2∼3개월 휴식을 취한 것뿐인데도 실전 경기에 어색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강정호는 비자 발급 지연으로 그 공백기가 1년이 넘었다.
그것도 선수 인생의 절정기에서 1년을 허송세월했다.
물론 강정호가 개인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고는 하나 엄연히 개인 훈련일 뿐이다. 단체로 경기하는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강정호는 지난해 10월 도미니칸 윈터리그 아길라스 시바에냐스에서 뛰었다. 그러나 24경기에서 타율 0.143, 31삼진으로 부진을 보인 끝에 한 달여 만에 방출당하며 공백기 여파를 실감했다.
강정호는 2015시즌을 앞두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빅리그 첫해 126경기에 나가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의 성적을 내며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선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에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음에도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이미 기량은 검증된 만큼 피츠버그 구단은 인내심을 갖고 강정호가 예전 기량을 되찾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데 얼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송재우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강정호가 예전 기량을 되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마이너리그에서 어떤 레벨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어서 실전 괴리감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은 "실전 감각을 되찾아서 막상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와도 심적인 부담이 엄청날 것"이라며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견뎌야 한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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