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김재선 손상원 기자 =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광주·전남 지역의 남북교류 사업도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이날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해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합의함에 따라 교류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27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려 '판문점 선언'을 채택함에 따라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북한 선수단 참가 추진 등 시도가 추진하는 대북교류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광주시는 '오월에서 통일로'라는 주제로 체육·문화·민간지원 등 세 분야에서 광주형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내년 7월 12일 개막하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참가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2015년 열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북한 선수단 참가를 추진하다 무산된 바가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활발해진 정부의 협조체계를 활용하면 성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조영택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등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남북정상회담과 평창올림픽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활짝 꽃피우는 대회로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사전 점검대회(테스트 이벤트) 때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고 개최도시인 광주에서 북한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단체 등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 양궁선수단과 북한팀의 공동 전지훈련도 검토하고 있다.
합동훈련과 기술·경기물품 등 지원을 통해 체육 교류를 확대하고 협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라는 대회 슬로건에 맞춰 오는 9월 수영대회 'D-300'을 기념하는 남북 문화공연을 추진한다.
문화 분야에서 광주시는 올 하반기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 북한 참관단을 초청하고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에서 북한 문화 특별전시전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념 색이 옅은 동양화, 도자기, 유물 등을 전시한다.
민간 분야에서 유치원·학교·병원 등 취약계층 공동생활시설을 대상으로 신재생 에너지 자립마을 시범사업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재원은 2004년부터 적립해 현재 44억원이 확보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사용한다.
북한에 200∼300가구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광주시는 2007년 수해지역 주택복구 지원(1억7천만원), 2008∼2009년 평양 배합사료 생산공장 건립 지원(6억7천400만원) 등을 했다.
전남도는 2007년 10월 준공한 평양 발효 콩 공장에 이은 제2공장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2008년 제빵기계를 지원하고 2공장을 위해 2억원을 지원하려 했지만, 장기간 진전이 없었다.
문화 교류를 위해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세계 수묵화비엔날레에 북한 작가와 작품을 초청할 계획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지사로 재임하던 2015년 제안한 '땅끝 협력사업'도 본격적인 추진이 기대된다.
남북 땅끝 지역이 있는 상징성을 고려해 전남도와 함경북도가 협력하는 것으로 도는 산모와 불우이웃에게 미역과 쌀을 보내는 등 인도적 사업을 계획했다.
평양 여자 실업 배구단과 전남 대학 배구단의 친선 경기 논의 도중 중단됐지만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선언 내용으로 봐서 통일부에서 조만간 대북제재 해제 등 관련 지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방침이 확정되면 즉각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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