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ESA, 화성샘플수송 계획 공동 추진 의향서 체결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화성에서 토양과 암석 등의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다시 가져오는 'MSR(Mars Sample Return·화성샘플수송) 계획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27일 BBC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베를린에서 국제항공우주전시회와 함께 열린 제2회 국제 MSR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의향서(LOI)에 서명했다.
이는 화성의 생성과 생명체 존재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태양계 탐사의 차세대 임무로 추진되고 있다.
지구에서 5천500만㎞ 떨어진 화성에 탐사 로버를 보내 원격 분석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로버에 실을 수 있는 분석 장비나 기술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MSR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화성 표면에서 채취한 토양이나 암석 등의 샘플을 캡슐에 싣고 다시 이륙해 지구로 돌아오게 하는 왕복탐사 형식이 된다. 이 샘플들은 지구 연구소에서 정밀 장비를 동원해 분석된다.
NASA는 우선 '2020 로버'를 통해 화성 표면을 굴착, 샘플을 채취하고 용기에 담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MSR 계획의 사전작업인 셈이다.
과학자들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미생물 형태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화성 샘플을 정밀 분석해 화성의 과거 환경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었는지, 만일 그렇다면 미생물 화석이 있는지 등을 규명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지구과학실 팀장인 캐롤라인 스미스 박사는 "화성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해야만 화성의 생명체 존재에 대한 여러 가지 물음에 단정적으로 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화성은 대기층이 두텁지 못해 표면에 우주방사선 수치가 높으며, 이는 유기체가 살기에는 적대적인 환경이다. 하지만 지하에는 유기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경우 MSR 계획은 철저한 검역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구의 물질로 화성을 오염시켜서는 안 되며, 화성의 위험 물질이 지구로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NASA 과학담당 국장보 토머스 주부헨 박사는 MSR이 NASA가 2030년대에 추진할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NASA가 ESA뿐만 아니라 다른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원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NASA는 구매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민간우주산업과도 연계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 박사는 "다양한 연구들은 국제적 협력만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면서 "NASA와 ESA가 손을 잡고 같이 일하기로 한 것은 정말로 좋은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NASA와 ESA는 지난 2009년 '화성공동탐사구상'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구상은 2020년대에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으로 정점을 이룰 예정이었으나 NASA측이 2011년 예산 압박으로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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