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가 급락세를 이어가자 중앙은행(BI)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개입에 나섰다.
27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BI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을 하고 "BI는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루피아화 약세 압력이 계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과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40%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유출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실제로 BI가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높이는 셈이 된다.
BI는 세계 경기 침체 국면에서 내수 수요를 진작해 경제발전 모멘텀을 유지할 목적으로 지난 2년간 8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7.5%에서 4.25%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더 공세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루피아화는 올해 초부터 급격한 약세를 보여왔다.
1월 말 달러당 1만3천300루피아 내외였던 자카르타 은행간 현물 달러 환율(JISDOR)은 4월 말 현재 달러당 1만3천930루피아로 630루피아(4.7%) 이상 상승했다.
BI는 루피아화 약세가 더욱 가팔라질 조짐을 보이자 최근에는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구스 총재는 지난 24일 루피아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BI가 꽤 상당한 규모로 자국 국채를 매입하고 외화를 팔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보유 외환은 3월말 기준 1천260억달러(약 135조7천억원)로 전월보다 60억 달러(약 6조4천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구스 총재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율이 당국의 목표 범위에 머물러 있고, 경상수지적자도 3% 미만으로 억제되면서 올해 5.1∼5.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작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1%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네시아의 2018년 GDP 성장률이 5.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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