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영화관·터미널 등에 모여 TV 시청…임진각·프레스센터서 평화기원 행사도
(전국종합=연합뉴스)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하는 순간을 지켜본 전국의 국민은 한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분단의 역사적 현장인 임진각에서부터 남쪽 끝 제주도까지 TV 앞에 모인 국민은 반세기 넘게 이어온 대립이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를 함께 빌었다.
이날 오전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이 TV 전파를 타자 경기도 파주시 최북단 임진각관광지에 모인 대학생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내질렀다.
부산대학생겨레하나 회원 등 40여명은 이날 버스를 타고 부산과 경남에서 파주까지 4시간을 넘게 달려왔다.
이들은 임진각 '망향의 노래비' 앞에 앉아, 트럭에 설치된 TV로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한반도기가 그려진 후드티를 맞춰 입고, 주요 순간마다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대학생 소현진(20·여)씨는 "평창올림픽 때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면서 처음으로 한민족이라는 걸 느꼈다. 그때를 계기로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는 고양 시민사회단체 24곳의 참여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가 열렸다.
킨텍스 주변에 모인 200여명의 시민은 한반도기 200여장을 끈으로 연결해 함께 행진했다.
또 200인분의 '통일 비빔밥'도 함께 만들며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광주에서는 광주독립영화관 상영관에 정상회담 실황 중계 행사가 마련됐다.
105석 규모 객석을 채운 관람객들은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은 순간을 함께 지켜보며 저마다 통일, 평화, 종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일찌감치 상영관에 들어선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판문점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중계화면 너머로 지켜봤다.
판문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위원장이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와 군사분계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에서는 일부 시민이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회사원 배모씨는 "여러 사람과 함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휴가를 내고 찾아왔다. 평화가 뿌리를 내려 개마고원을 여행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군 장병과 노동 단체도 함께 모여 생중계를 지켜봤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장병들은 사무실에서 TV로 남북정상회담의 순간을 시청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서비스연맹 울산본부,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등 울산 노동 단체도 민주노총 울산본부 사무실에서 남북정상의 벅찬 만남의 순간을 함께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전국 공항, 철도역, 터미널에서는 시민들이 TV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생중계되는 남북 정상의 만남을 지켜봤다.
관공서, 병원, 은행 등에서도 방문객들의 요구에 따라 TV 채널을 생중계 화면으로 맞춰 시청하기도 했다.
(장덕종 장영은 권숙희 권준우 고성식 박정헌 노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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