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신이 합리적인 국제 지도자임을 알리고 싶어해"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 "워싱턴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아시아의 미군 기지를 없애겠다고 위협하는 독재자 김정은은 잊어라. 국제 정치인 김정은이 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김정은은 자신이 완전히 합리적인 국제 지도자임을 알리고 싶어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변신을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위한 베이징 방문, 이날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정상회담 제안을 통해 김 위원장이 자신을 국제적 위상의 정당한 지도자로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7년 전엔 세계 최고의 독재국가를 통솔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 34세의 북한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며 이는 불과 몇달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자, 책상 위의 핵 버튼을 떠벌리던 사람으로서는 급격한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 등으로 얼마전까지 험악했던 한반도 주변 분위기는 어디로 가버리고 지금은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협상을 타결하려고 협력하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문은 이런 변화는 거의 전적으로 김 위원장이 갑자기 외교로 방향을 틀면서 이뤄졌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작전과 믿을만한 핵억지력을 갖췄다는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 조합되면서 만들어진 결과라고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를 오래 다룬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김 위원장이 전략적이고 능숙한 지도자임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나무를 심는 것과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에서 실제적인 비핵화를 향한 도약대를 만드는 합의를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지만, 그럼에도 모든 당사자가 외교해법을 찾고 있는 현실이 환영받고 있다고 전했다.
셔먼 전 차관은 자신이 북미회담을 지지하는 이유로 "북한은 지도자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파괴무기정책조정관도 "나는 꽤 회의적이지만 대화를 시도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북 타격을 논의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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