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반도체·자율주행차 분야 검토돼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의 비공식적 협력 관계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정부는 지금까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투자협정, 기업 인수·합병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런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일부 연방 의원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조사 범위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미국기술의 중국 이전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AI 외에도 반도체, 자율주행차 부문이 조사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미·중 기술기업들의 협력을 차단하려는 시도는 산업 전반에 막대한 파급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반도체 기업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와 퀄컴, IBM, 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업체인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기업이 연구개발, 전문가 훈련 등에서 중국 기업들과 광범위한 제휴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새 그래픽처리장치를 개발한 후 AI 과학자 30여 명에게 샘플을 제공했는데 이 가운데 3명이 중국 정부 소속이었다.
제휴 관계가 단절된다면 이런 통상적인 활동이 지장을 받게 된다.
중국은 10대 제조업 진흥책인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를 통해 국외 기업의 중국 내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
미 백악관 관계자는 내부 논의 과정이라는 이유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가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며, 특히 AI처럼 이 캠페인이 목표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주요 산업과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가능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국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IEEPA를 통해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에 대응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기업 간 거래를 차단하고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미국 내 주요 산업과 기술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미·중 기업들의 협력관계는 IEEPA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령하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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