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또 가짜다큐…휴먼플래닛 '인니 고래사냥' 배포 철회

입력 2018-04-27 16:47  

BBC 또 가짜다큐…휴먼플래닛 '인니 고래사냥' 배포 철회
2011년 첫 방영후 '조작 영상' 4건 들통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영국 BBC방송이 유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휴먼 플래닛'의 영상 조작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자 배포를 철회하기로 했다.
BBC는 휴먼 플래닛에서 인도네시아의 한 젊은 어부가 작살로 고래를 사냥하는 장면을 조작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일간 영국 일간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편집 재검토'를 이유로 24시간 이내에 배포가 중단될 예정이다.
문제의 영상에서 인도네시아 램바타섬에서 벤자민 블리코롤롱이라는 청년이 배 위에서 큰 작살을 찌르며 바다로 뛰어드는 장면이 나오고 이어 "벤자민이 기회를 잡았어요. 그가 해냈어요"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고래고기를 받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러나 램바타 인근에 거주하면서 고래잡이 어부에 관한 책을 쓰는 한 언론인이 벤자민을 만나 고래를 찌르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조작된 장면은 휴먼 플래닛 시리즈의 제1편 '바다'에 나온다.
휴먼 플래닛 시리즈는 서파푸아 열대우림에서 생활하는 코로와이족의 삶을 다룬 방영물에서 지상 40여m 높이의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장면은 촬영 편의를 위해 '연출'한 사실이 이달초 밝혀졌다.
이밖에 몽골 고비사막의 목동들이 사냥하는 영상에 등장하는 늑대는 야생이 아니라 반쯤 '길들여진' 늑대였고, 베네수엘라 정글에서 클로즈업된 독거미 타란툴라는 현장이 아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지금까지 4건의 영상 조작 사실이 들통났다.



2011년 BBC가 제작해 배급한 휴먼 플래닛은 바다와 극지방, 사막, 정글, 초원 등 거친 자연환경에 적응해가는 인간을 중심으로 구성한 8부작 다큐멘터리다.
한편, BBC는 휴먼 플래닛이 방영된 이후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팀에 편집 가이드라인과 기준 등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hope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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