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즐기는 자본주의 vs 인터넷 통제에 사상범
공영방송, 역사·문화 차이 조명…"올해 들어 북한도 급변"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시험을 앞둔 학생이 떡과 엿을 먹는 풍습은 남이나 북이나 같다. 하지만 문화의 이질성이 커지고 있고, 무엇보다 이데올로기는 극명하게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남한과 북한의 역사와 문화 등을 집중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남북의 지정학적 대치 국면 뒤에 얽힌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개해 한반도의 상황을 더 깊이 있게 전달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도이체벨레는 이날 '남한과 북한:그들은 얼마나 다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남과 북이 갈라진 역사적 상황부터 소개했다.
일본이 물러간 뒤 미국과 소련이 38선을 경계로 맞서게 됐으며, 남북 이념 대립이 심해지면서 결국 한민족이 둘로 나뉘게 된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이어 도이체벨레는 남북의 인권 상황을 비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스탈린주의 국가로 수많은 이를 정치사상범 수용소에 감금해 비난을 받고 있으며 언론 자유 지수는 세계 최하위"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한은 요란스러우면서도 자부심 있는 자본주의에서 동력을 얻는다고 묘사됐다.
이어 국가보안법을 소개하면서 남한에도 북한과 마찬가지로 정치범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패 정도는 북한보다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남북의 인구와 국토 크기를 비교한 도이체벨레는 이어 양측의 문화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도이체벨레는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대대로 이어져 온 같은 종류의 음식을 즐긴다"며 입시를 앞둔 학생이 행운을 바라며 떡을 찾는 문화 등을 예로 들었다.
설날, 추석, 대보름 등 한민족 모두 중시하는 여러 명절도 소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문화의 동질성보다는 이질성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남한은 '동양의 할리우드'라고 불린다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문화를 소개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히트차트를 살펴보라"며 외부로 알려진 최신 문화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벨레는 "북한 정부는 스키니진이나 미니스커트까지 엄격하게 금지한다"며 "결혼할 때도 남한은 신부의 화려한 드레스에 큰돈을 들이지만 북한 주민은 소박하게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종교의 경우 북한은 남한과 달리 공산주의 때문에 공식적으로 '무신론자'라고 도이체벨레는 설명했다.
다만 북한에서도 요즘 천도교 같은 종교가 유행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문화도 남북의 이질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로 소개됐다.
북한에서는 인터넷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일부 계층에게만 접근이 허락된다고 도이체벨레는 말했다.
도이체벨레는 "북한 사람들은 와이파이에 접근하기 위해 외국 대사관 부근 집을 사고 싶어 한다"며 "이 때문에 평양의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3년 이후 북한에서 진행되는 핵무력과 경제의 병진정책 등도 소개했다.
도이체벨레는 "다만, 북한은 올해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선수단을 남한 평창올림픽에 보내고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개최하는 등 상황이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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