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한반도 화약고' NLL에 평화수역 설정…"우발충돌 막자"

입력 2018-04-27 19:17   수정 2018-04-27 20:05

[판문점 선언] '한반도 화약고' NLL에 평화수역 설정…"우발충돌 막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문구 명시 의미있어"…군사회담 핵심의제 될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남북 정상이 27일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판문점에서 서명한 공동선언문은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것은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든다는 이번 정상회담 합의의 연장선에 있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육상과 해상의 평화를 보장함으로써 우발적 군사충돌의 원천을 제거한다는 구상이다.
서해 NLL 일대의 평화수역 조성 남북 합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으로 도출한 10·4 선언도 서해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실현하는 것은 남북관계의 대표적인 '난제'에 속한다. 10·4 선언의 합의도 평화수역 지정을 위한 기준선을 둘러싼 남북간 견해 차이로 실현되지 못했다.

남측은 서해에서 남북을 가르는 기준선은 1953년 유엔군사령관이 설정한 NLL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북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07년 11월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북측은 '서해 경비계선'을 기준선으로 제시하며 서해 경비계선과 NLL 사이의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하고 그 안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서해 경비계선은 NLL로부터 상당히 남쪽으로 내려와 있고 백령도와 연평도를 포함한 서북도서는 남측 영역으로 둬 굴곡이 매우 심하게 설정돼 있다.
당시 남측은 NLL을 기준선으로 하고 남북으로 등거리, 등면적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고 주장해 북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공동선언문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라고 명시해 NLL을 기준선으로 삼은 것처럼 보이지만, 북측이 NLL을 인정하기로 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 예비역 장성은 "공동선언문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라는 문구를 못 박은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북측도 북방한계선을 존중해서 그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하자는 데 합의를 한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남북한의 수도 서울과 평양으로 통하는 군사적 요충지인 서해 NLL 일대는 양측 군사력이 밀집한 곳이지만, 남북을 가르는 기준선에 대한 합의도 없어 남북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DMZ보다도 높은 곳으로 간주됐다.
1999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은 서해 NLL 일대가 한반도의 화약고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서해 NLL 일대의 평화 보장 문제가 풀기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에서 군사전문가들은 남북 군사 대화에서도 이 문제가 후순위로 다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원칙을 다시 천명한 만큼, 앞으로 열릴 후속 군사당국 회담에서 이 문제는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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