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부일체 대박' 차인표 "4인방에게 기 빼앗겼다"

입력 2018-04-30 07:00   수정 2018-04-30 07:50

'집사부일체 대박' 차인표 "4인방에게 기 빼앗겼다"
영화사 차리고 '옹알스' 다큐 등 다양한 도전…"하고픈 일 해서 행복"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레전드였어요. 최고의 촬영이었습니다. 출연진은 물론이고, 제작진도 다 너무 좋아했어요. 대개는 촬영이 끝나면 시간을 두고 뒷풀이를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분위기가 좋아서 다들 촬영 후 그 기분 그대로 이어가고 싶어서 바로 뒷풀이를 즐겼습니다."
SBS TV 일요 예능 '집사부일체' 최영인 CP가 다시 생각해도 즐겁다는 듯 흥분을 담아 전한 소감이다.
'레전드'가 된 주인공은 배우 차인표(51)다. 지난 22일 '집사부일체'에 처음 등장해 '맛보기'를 살짝 보여줬을 뿐인데 큰 화제를 모았고, 29일 방송에서는 본격적으로 웃음과 감동의 대박을 터뜨린 그다. 방송 4개월간 '집사부일체'가 네이버에 공개한 '짤방'들은 대개 1만~3만 뷰를 기록했다. 그러나 차인표 편은 각 '짤방'들이 10만~20만 뷰를 오간다. 폭발적인 관심이다. 다행(?)히 한주(5월6일) 방송이 더 남았다.
그는 이렇게 대박을 터뜨리고 가족이 머물고 있는 미국으로 갔다. 최근 전화로 그를 만났다.





◇ "내가 무슨 사부? 젊은 친구들에게 배우고 싶었다"
'집사부일체'는 청춘 4인방 이승기, 이상윤, 양세형, 육성재가 다양한 '사부'를 찾아가 1박2일을 함께 보내며 깨달음을 얻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일단 차인표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제가 누구의 사부가 될 자격도 없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되게 부담스러워요. 그럼에도 출연한 것은 2012년 최영인 CP와 SBS TV 토크쇼 '힐링캠프' 때 맺은 인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사를 얘기하는 것도 싫어해서 '힐링캠프' 출연을 계속 고사하고 있던 차에 최 CP가 제 광고 촬영현장에 오셔서 절 기다리다가 대기실에 놓여있던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후원약정서를 보고 작성하신 거예요.(그는 오래전부터 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당시 컴패션이 후원자가 줄어서 힘들 때라 제가 매일 한명씩만 후원자를 찾으면 좋겠다고 바랄 때였어요. 그런데 부탁도 안했는데 최 CP가 약정서를 쓰신 것을 보고 감동한거죠. 그래서 부끄럽지만 '힐링캠프'에 출연했고, 나가서도 컴패션 얘기를 했어요. 그때 방송이 2주에 걸쳐 됐는데, 2주 동안 컴패션 후원자가 무려 1만 명이 늘어 난 거예요. 그러니 제가 최 CP에게 마음의 빚이 있죠."



역시나 이렇게 깊은 사연이 있었다.
"출연을 하기는 했지만 제가 무슨 사부입니까. 네명의 젊은 친구한테 저도 뭔가 배우고 싶었고 그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들에게도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하자고 했습니다."
차인표는 1990~2000년대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톱스타에, 영화사 TKC픽쳐스의 대표이자 감독 자격으로 '사부'가 됐다. 그는 현재 논버벌 코미디 퍼포먼스팀 '옹알스'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무대 도전기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굿펠라스: 옹알스와 이방인'(가제)의 제작과 공동 연출을 맡고 있다. '집사부일체' 4인방은 1박2일간 차인표와 지내며 이 다큐의 제작에 참여했다.



◇ "4인방의 에너지에 깜짝 놀라…두번은 못할 듯"
"어휴, 4인방에게 기를 완전히 빼앗겼어요.(웃음) 두번은 못할 것 같아요. 저는 그들이 그렇게 열심히 하는 줄 몰랐어요. 참 대단들 하더라고요. 젊은 친구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채 어떤 '사부'를 만나서 시키는 대로 해야하는데 순발력도 좋고, 선을 안 넘으면서도 경쟁심을 발휘하면서 따라오는 거예요. 제가 초반에는 좀 달리다 오후 4~5시쯤 되면 배터리가 나가서 지치는데 그 친구들은 끄떡 없더라고요. 재미있게 잘 했지만 기를 빼앗겨서 두번은 못할 것 같아요.(웃음)"




4인방과 제작진이 느낀 것은 그 반대다. 차인표가 너무나 유쾌하고 재미있게 4인방을 이끌었고, 4인방이 그런 차인표에 절로 매료돼 따라갔다는 것이다. 또한 중간중간 그가 풀어놓은 진솔한 이야기들은 선하고 진실한 감동을 전해줬다. 최 CP는 "차인표 씨가 4인방을 정말 삼촌처럼,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바라봤고, 4인방도 그것을 느껴서 정말 잘 따랐다"고 전했다.
차인표의 장난기와 유머로 곳곳에서 웃음 폭탄이 터졌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떤 상황이든 1시간마다 무조건 푸시업 50번씩을 하자고 한 것이다.
"어쨌거나 네명의 젊은 친구들이 찾아왔는데 뭐라도 기억에 남는 게 하나라도 있어야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푸시업을 하루에 500번 하자고 생각했죠. 절대로 못 잊을 건강한 기억이 될테니까요.(웃음)"



◇ 영화사 대표·감독으로 새로운 영역 개척
1994년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그야말로 장안을 뒤집어놓았던 청춘스타 차인표는 어느새 하늘의 명을 알게되는 나이가 됐다. 20여년간 깊어진 경험과 넓어진 시야는 그를 새로운 길로 이끌었고, 그는 영화사 대표와 감독으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단편영화 '50'을 연출했고, 할리우드 기독교영화 '헤븐퀘스트:필그림스 프로그래스'에 제작자 겸 배우로 참여했으며, 이제는 '굿펠라스: 옹알스와 이방인'를 제작·연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뭔가 하려 하면 흔히 나오는 말들이 있어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야'. 그런데 막상 해보면 또 할만 해요.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행동으로 옮겨야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봐야 새로운 일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영화 연출로 눈을 돌린 계기는 동료배우이자 아내인 신애라가 3남매를 데리고 2014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다. 기독교 상담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신애라는 이제 논문을 준비 중이며 논문이 끝나면 내년에 아이들과 함께 귀국할 예정이다.
"처음 2년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멍하게 지냈어요. 그러다 이렇게 지내면 안되겠다 싶던 차에 단편영화를 찍을 기회가 와서 찍어봤고, 그걸 찍으니 영화사를 차리게 됐고, 그러다보니 할리우드 영화도 제작하게 된 거예요. 새로운 도전이 또다른 새로운 도전으로 이끈거죠. 부딪혀봤더니 여기까지 온거죠. 옹알스 다큐도 처음에는 제작만 하려고 했는데 감독이 사정이 생겨 그만두면서 엉겁결에 제가 연출도 맡게 됐어요. 저라도 연출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건데, 이것도 앞서 단편영화를 연출해봤으니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지레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뭐라도 해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생각해요. 돈을 벌려면 연기를 해야겠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행복해요."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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