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분포권 벗어나 길잃고 날아온 듯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국내 서식 기록이 없던 적갈색따오기(가칭·학명 Plegadis falcinellus)가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29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달 20일 제주도 한경면에서 적갈색따오기 3마리가 있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번에 관찰한 개체는 동남아시아 등 본래 분포권을 벗어나 길을 잃고 제주도 일대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견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따오기(Nipponia nippon), 검은머리흰따오기(Threskiornis melanocephalus)와 함께 총 3종의 따오기류가 확인됐다.
적갈색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샛과에 속하는 종으로, 몸길이는 55∼63㎝다. 주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동남부, 아프리카, 호주,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분포한다.
적갈색따오기는 전 세계에 분포하는 따오기류 중에서도 가장 분포권이 넓은 종이다. 더구나 분포권이 확산하는 추세로 알려져 향후 우리나라에도 분포할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부터 제주 마라도, 인천 소청도, 군산 어청도 등의 섬 지역을 통과하는 철새들을 연구해왔다.
이를 통해 2010년 마라도에서 붉은가슴딱새를, 2016년에는 소청도에서 갈색지빠귀, 회색머리노랑딱새를, 옹진군에서 검은뿔찌르레기를 각각 발견했다. 이번 적갈색따오기까지 포함하면 총 5종의 미기록종 조류를 확인했다.
유정선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조류 같은 척추동물이 미기록종으로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아직 국내에 종수가 많지 않은 조류의 미기록종을 발견한 것은 국가 생물 다양성 확보를 비롯해 학술적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반겼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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