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가을 평양회담 확정' 간주…임기 4년 남은 文, 수차례 회담 가능
북미정상회담 결과 좋으면 정상 만남 탄력받을 듯…"장기·수시 소통"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을 넘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행까지 성사될 것인가.
두 정상이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정기적 회담'이 명시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이후 남북 정상의 만남이 사실상 정례화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선언문에는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기자들을 만나 "다음번 정상회담을 가을에 평양에서 하는 것은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 정례화에 대해서도 "두 분 정상이 대화하면서 평양·서울·제주도·백두산 등 주욱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김 위원장도 초청을 받으면 청와대에 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 정상 간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정례화가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가을에 북한을 방문한다면, 다음에는 이에 대한 답방 형태로 김 위원장이 서울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
4·27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의장대 행렬 도중 김 위원장에게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번 4·27 회담 당시 북측 최고지도자가 처음 남쪽 땅을 밟은 것에 이어, 한국의 수도인 서울이나 혹은 청와대 방문이 성사된다면 이 역시 큰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내달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서는 남북 간 대화가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상회담 역시 자연스럽게 정례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는 문 대통령이 4·27 회담에 임하기 전부터 각별하게 관심을 둔 사안이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경우 워낙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인 만큼 차분하고 신중한 접근을 위해서라도 장기간에 걸쳐 수시로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 임기가 4년 넘게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퇴임 전까지 수 차례 정상회담을 더 개최하며 논의를 풀어갈 여지가 있다.
남북은 그동안 친서 교환이나 특사 파견처럼 복잡하고 의례적인 형식을 통해 상호 의사를 주고받았으며, 이런 형식 탓에 신속한 의사소통이나 안정적 상황관리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한다면 중요한 현안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의사결정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정상회담준비위원장이었던 문 대통령은 이미 정상회담 정례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당시 북측과의 실무 합의문과 관련해 "우리가 욕심을 냈던 것이 거의 들어가 있었는데 딱 하나 빠진 게 있다면 정상회담 정례화였다"고 적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