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별거냐'던 46세 양용은, 일본서 12년만에 우승 '부활샷'

입력 2018-04-29 15:44  

'나이가 별거냐'던 46세 양용은, 일본서 12년만에 우승 '부활샷'
미국·유럽투어 시드 차례로 잃고 지난해 12월 일본 큐스쿨 도전
다음주 국내 매경오픈 출전 '금의환향'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호랑이 사냥꾼'으로 이름을 날린 양용은(46)이 일본에서 '부활샷'을 날렸다.
양용은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골프클럽(파70·6천557야드)에서 끝난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 더 크라운스(총상금 1억2천만엔)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2위 황중곤(26), 앤서니 퀘일(호주)을 4타 차로 넉넉히 따돌린 양용은은 2010년 코오롱 한국오픈 이후 약 8년 만에 우승컵을 다시 품에 안았다.
JGTO 대회만 따져서는 2006년 선토리오픈 이후 약 12년 만에 우승 타이틀이다.
양용은은 2009년 미국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를 꺾고 우승하며 세계적인 톱 랭커 반열에 오른 선수다.
특히 당시만 하더라도 우즈는 메이저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킨 대회에서는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던 선수였지만 양용은에게 사상 첫 역전패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2002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BS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은 2004년 JGTO 선 클로렐라 클래식을 제패했고, 2006년에는 유러피언투어 HSBC 챔피언스 정상에 오르며 활동 무대를 조금씩 넓혀 나갔다.
2009년 3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도 우승한 그는 그해 PGA 챔피언십에 이어 2010년에는 유러피언투어 볼보 차이나 오픈, 원아시아투어와 코리안투어를 겸한 코오롱 한국오픈을 석권하는 등 거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2010년 10월 코오롱 한국오픈 이후 8년 가까이 우승 없이 지내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후 양용은은 부진에 빠져 2014년을 끝으로 PGA 투어 시드를 잃었고, 유러피언투어를 주 무대로 삼았으나 유럽 대회 시드도 2016년을 끝으로 만료됐다.
4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 탓인지 컷 통과보다 예선 탈락이 더 잦았고, 주위에서 '양용은은 이제 끝났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2016년 말 유러피언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했고, 2017년 말에는 JGTO 퀄리파잉 스쿨을 봤다.
아시아 유일의 메이저 우승자라는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였다.
양용은은 지난해 9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메이저 우승은 어차피 지난 일"이라며 "선수 입장에서 출전 자격이 없고, 초청도 받지 못하면 월요 예선이든 뭐든 가능성이 있는 기회를 살리려고 도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JGTO에서 활약하며 4승을 따냈던 양용은은 12년 만에 돌아온 JGTO에서 시즌 초반에 바로 우승을 신고했다.
양용은은 지난해 12월 JGTO 퀄리파잉 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40대 중반 나이 선수들이 별로 없는데 미국이나 일본은 꽤 있는 편"이라며 "저도 그런 것을 보며 희망으로 삼고 있다"고 2018시즌을 기약했었다.
그는 당시 "올해(2017년) JGTO에서 51세인 태국의 프라야드 막생이 우승했다"고 소개하며 "저도 못할 것이 없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는데 불과 넉 달 만에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양용은은 5월 3일 경기도 성남에서 개막하는 매경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8년 만에 우승 소식을 전하며 금의환향하는 양용은으로 인해 국내 남자 대회가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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