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 39세 생일 '자축포'

입력 2018-04-29 16:42  

K리그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 39세 생일 '자축포'
수원과 1, 2위 맞대결서 1-0이던 후반 29분 쐐기골 폭발
리그 5호골로 토종 중 득점 1위…통산 207호 신기록 행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39·전북)이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득점포를 가동하며 리그 5호골로 용병 골잡이들과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동국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2018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아드리아노와 나란히 선발 명단에서 빠져 전반에는 벤치를 달궜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원톱으로 선발 출장한 가운데 전북은 경기 시작 13분 만에 나온 이승기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상대 팀 수원은 바그닝요와 장호익이 전반에 퇴장을 당하며 9명이 싸워야 하는 수적 열세 상황에 놓였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승부사 최강희 전북 감독은 수원 선수들의 체력이 빠질 무렵인 후반 18분 임선영을 빼고 이동국을 교체 투입했다.
상대 선수들이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할 때 이동국의 노련미와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활용해 추가 득점하겠다는 최 감독의 노림수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1979년 4월 29일생인 이동국의 39세 생일이 되는 날이었다.
이동국은 그라운드에 들어가자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해결사로서 임무를 100% 수행했다.
베테랑 골잡이 이동국의 진가가 발휘된 건 교체 기용된 지 10분이 지난 뒤인 후반 29분.
이동국은 아드리아노와 패스로 상대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한 뒤 수원 수비수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이 자기 앞으로 흐르자 왼쪽 골지역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뒤 대각선 오른쪽 골망을 꿰뚫었다.



자신의 39세 생일을 자축하는 득점포로 올 시즌 K리그1 5호골이다.
리그 5호골은 토종 공격수 중 최다이면서 팀 내에서 아드리아노(4골), 김신욱(3골)에 앞서 있다.
또 득점 부문 선두인 제리치(강원·7골), 무고사(인천), 말컹(경남·이상 6골)과의 간격을 좁히면서 득점왕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이동국은 22골을 터뜨렸던 2009년 한 차례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적이 있고, 지난해 10골을 사냥하며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전남과의 '호남 더비'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활약하며 멀티골을 넣는 득점력을 과시했던 이동국.
이동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골과 정규리그 6골을 합쳐 시즌 10호골을 기록하게 됐고, 자신의 K리그 통산 신기록 행진을 207골로 늘렸다.
지난해 사상 첫 200골-70도움 금자탑을 세웠던 이동국은 올 시즌 도움 1개를 추가했다. 또 올 시즌 9경기를 포함해 통산 478경기에 출전해 22경기에 더 나오면 '꿈의 500경기' 출장도 달성한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녹슬지 않는 감 감각을 보여주는 이동국의 전성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생일에 경기를 했던 기억이 많은데 다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식사 때 후배들이 축하를 해줬는데 마흔 살에 축하를 받아야 할지 위로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 나이에 상관없이 더 잘하고 더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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