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높을수록 경쟁 치열해 낙찰가 오를 듯…4조∼8조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차세대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 최종안이 5월 초 공개된다. 이번 경매에서는 이동통신사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한도인 '총량 제한'이 판돈을 좌우할 지렛대가 될 전망이어서 최종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 달 초 5G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낼 계획이다. 지난 19일 발표한 경매안에서 총량 제한과 입찰 증분 등을 포함한 세부안이 공고에 포함된다.
한 사업자가 가져가는 주파수 양을 제한하는 총량 제한의 경우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의 기존 주파수 보유 비중과 5G 서비스를 위한 최소 대역폭(34∼50㎒)을 고려해 정하기로 했다. 한 사업자의 주파수 보유 총량이 기존 보유량을 합해 40%를 넘지 않게 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총량 제한에 따라 낙찰가가 4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경매가 최저 경쟁가의 1.5∼2배에서 낙찰된 점을 고려한 수치다. 이번 경매의 최저 경쟁가는 3조2천760억원이다.
총량 한도가 높아질수록 주파수 확보전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는 뛰어오를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한 3.5㎓ 대역의 경우 전체 공급 폭 280㎒ 중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한도로 100·110·120㎒ 3가지 안이 제시된 상태다.
3사 중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가장 많은 만큼 통신 품질 유지를 위해 120㎒ 이상의 대역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의 공정성을 앞세워 균등할당에 가까운 100㎒를 선호한다. 다만 KT는 대역폭의 차이로 품질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SK텔레콤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큰 반면 LG유플러스는 낙찰가 상승을 더욱 우려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3사의 전략을 고려하면 총량 한도가 120㎒로 정해질 경우 낙찰 경쟁을 활성화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과열 가능성이 있다. 120㎒를 가져가려는 SK텔레콤과 이를 견제하려는 KT와 LG유플러스가 맞붙으면서 낙찰가가 급등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한 사업자가 40㎒ 폭만 가져가게 된다는 점이 3사의 경쟁 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24일 "특정 사업자가 120㎒ 폭을 가져가면 다른 사업자와 40㎒ 폭 차이가 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120㎒ 폭이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확산하자 하루 만에 "120㎒ 안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며 수습하기도 했다.
100㎒ 한도로 정해지면 100·100·80이나 100·90·90 등 3사가 그나마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어 경매가 단시간에 끝날 가능성이 있다. 낙찰가도 시작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3사가 비슷하게 주파수를 가져가며 경매가 조기에 끝날 경우 '주파수 나눠 먹기' 논란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
110㎒로 정해지면 100㎒보다는 낙찰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나 120㎒보다는 덜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적정한 주파수 대가를 받는 동시에 과열 경쟁을 막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총량 제한 등 경매안을 두고 막판 검토 중"이라며 "기존에 밝힌 기본 원칙에 맞게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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