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방문해 對이란 강경 발언…이란 대통령 "적들 좌절시킬 것"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취임 뒤 첫 중동 방문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사우디에 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로 이란의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행태를
교정하는 데 실패했고 오히려 악화시켰다"면서 "이란은 여전히 예멘에서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살인적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행 핵합의로는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지 못한다"면서 "우리는 유럽 동맹국과 이를 고치려고 작업 중이지만 결국 합의하지 못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까지 핵합의로 유예했던 대이란 제재를 되살릴지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썬 대이란 제재가 부활할 가능성이 큰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고 깎아내리면서 이란 탄도미사일 제재 강화, 이란 핵프로그램 제한 기간(일몰조항) 폐지, 핵사찰 범위 확대, 주변국 지원 제한 등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큰 테러리즘 지원국으로 우리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이란의 광범위한 테러리즘을 가만두지 않겠다"면서 이란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한 한 익명의 미국 관리는 AFP통신에 "예멘 반군은 이란이 공급한 미사일로 사우디와 민간인을 위협한다"면서 "미국 정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와 만난 아델 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테러리즘 지원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란을 더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관점은 사우디와 일치한다"고 화답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이란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과 관련,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8일 핵합의를 수정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9일 "미국을 위시한 적들은 이란 국민을 좌절케 하려 한다"면서 "이란은 어느 때보다도 번영해 적들을 좌절시킬 것"이라고 연설했다.
동시에 "핵합의 이전에 이란은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팔지 못하고 유전이 멈췄었는데 핵합의 이후 제재가 풀려 2015년에만 8억 달러를 유전 재건에 투자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원유 수출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존립 위기에 처한 핵합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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