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洪 강경기조'와 선긋기…"야당이라도 칭찬할 건 해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강경한 비판 기조와 사뭇 다른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큰 상황임에도 "정상회담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홍 대표의 대응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차례 '판문점 선언'을 낮게 평가한 홍 대표는 30일 기자회견에서 '허황된 주장에 동조한 것', '비정상적인 합의', '김정은과 주사파의 숨은 합의' 등의 거친 표현까지 동원했다.
남북정상회담이 몰고 온 열기를 조기에 가라앉히는 동시에 급격한 남북관계 해빙에 거부감이 강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홍준표식 대응'에 호응하기보다 당의 입지 축소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도권은 대구·경북(TK)과 정서가 완전히 다르다"며 "실제로 수도권에선 '차라리 중앙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좋겠다. 홍 대표가 잠수를 타면 좋겠다'라는 말까지 나온다"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의원은 "아무리 야당이라도 칭찬할 것은 칭찬해야 한다"며 "무조건 덮어놓고 비난하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밖엔 안 된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링 위에 오른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홍 대표와 일정한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일부 후보들은 홍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인천시장 후보인 유정복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지사 후보인 남경필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절반의 성공인가, 절반의 실패인가 측면에서 볼 때 '절반의 성공'으로 보는 게 좋을 듯하다"며 홍 대표와 다른 평가를 내놨다.
경남지사 후보인 김태호 전 지사도 통화에서 "남북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초당적으로 컨센서스를 이뤄가는 게 옳다"면서 "서로 열려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판문점 선언'을 혹독하게 비판한 홍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회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할 일 있다면 적극 뒷받침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점도 이 같은 당내 기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태흠 최고위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판문점 합의의 비준안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하고 "북미정상회담 결과, 북핵 완전 폐기 이행 상황을 보면서 해야 한다"며 당 대표단의 미국 파견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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