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러시아월드컵, 욕심내진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황의조(26·감바 오사카)는 운이 나쁜 선수다.
황의조는 불과 2년 전까지 국내 프로축구 K리그와 A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차세대 간판 스트라이커 자리를 확고히 했다.
감각적인 슈팅 능력, 센스, 스피드를 두루 갖춰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황의조는 전 소속팀 성남FC의 K리그2(2부리그) 추락으로 축구팬들의 뇌리에서 점점 지워졌다.
누구도 2부리그에서 뛰는 황의조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황의조의 대표팀 발탁 횟수도 줄어들었다.
그는 지난해 6월 조용히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지만, 이번엔 적응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언어문제와 텃세 속에 13경기에 나와 3골에 그쳤다. 황의조는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는 듯했다.
황의조는 주저앉지 않았다. 힘든 시기를 거친 황의조는 올 시즌 조용히 부활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J1리그(1부리그) 11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으며 팀 간판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리그 득점순위에선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브라질 출신 디에고 올리베이라(9골)와 단 2골 차이다.
최근 기량과 개인 성적을 놓고 본다면 2018 러시아월드컵 승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그러나 황의조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러시아월드컵은 내 입으로 꺼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 같다"라며 "그저 현재 위치에서 현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속팀 감바 오사카의 팀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데, 조용히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팬들도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두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묻는 말에 손사래를 쳤지만, 대표팀은 황의조 카드에 눈길을 주는 분위기다.
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29일 일본을 방문해 황의조가 출전한 감바 오사카와 사간도스의 경기를 관전했다.
황의조는 신 감독이 보는 앞에서 시즌 7호 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승리에 앞장섰다.
황의조는 "신태용 감독님과 따로 보진 않았다"라면서 "경기를 관람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긴 했는데, 좋게 봐주셨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월드컵 출전 희망을 지워버린 것인가'라는 질문에 "선수라면 월드컵 출전을 누구나 꿈꾼다"라며 "나 역시 월드컵 출전을 간절히 원하지만 일단 눈앞에 있는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14일 러시아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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