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기억 상실과 함께 갑자기 낯선 세계와 마주치게 되면서 극심한 불안, 혼미, 혼란에 빠지고 이 때문에 흥분과 격앙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음악으로 이러한 불안과 흥분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대학 의대 영상의학과 전문의 제프 앤더슨 박사 연구팀은 치매 환자가 귀에 익은 음악을 들으면 행동이 활기를 띠고 뇌의 네트워크도 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30일 보도했다.
치매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앤더슨 박사는 말했다.
이는 기억력, 판단력 같은 중요한 인지기능은 잃었지만, 외부 환경으로부터 들어온 자극이 신체적 반응을 나타낼 만큼 중요한 것인지를 감지하는 뇌 회로인 현출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는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치매 환자들이 전에 자주 들었거나 자신에게 의미를 지니는 노래가 무엇인지를 개별 조사를 통해 알아낸 다음 한 사람당 8곡을 20초짜리 클립으로 엮어 헤드폰으로 들려주면서 MRI로 뇌를 관찰했다.
환자들은 각자 귀에 익은 노래를 듣자 활기를 보였다.
이와 함께 MRI 영상에서는 현출성 네트워크와 함께 시각과 집행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되고 소뇌와 대뇌피질의 기능적 연결 회로도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치매 환자에게 의미 있는 음악이 환자와 소통하는 대체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앤더슨 박사는 해석했다.
다만, 이것이 일시에 그치지 않고 지속하는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기억 또는 기분을 담당하는 다른 뇌 부위도 활성화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예방 저널'(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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