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나마 이어 대만 수교국 빼앗기…대만, 중 금전외교에 굴하지 않겠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일 대만 수교국인 도미니카 공화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를 맺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과 미구엘 말도나도 도미니카 공화국 외교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조어대(釣魚台) 국빈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수교 수립 공동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성명은 "중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은 양국 국민의 이익과 염원에 따라 수교 수립 공동 성명에 서명한 날부터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는다"고 밝혔다.
셩명은 또 "양국 정부는 주권과 영토를 상호 존중하고,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한 상호이익, 평화 공존의 원칙의 기초 위에 양국의 우호관계를 발전하기로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은 세계에 오직 하나의 중국이 있다는 것과 중국 정부가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라는 것은 인정했다"면서 "대만은 중국의 영토이자 절대로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에 근거해 도미니카 공화국은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성명은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부는 즉시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국제관계의 공인된 준칙이자 중국과 어떤 국가가 수교를 맺고, 관계 발전을 하는 기초"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6월 대만 수교국인 파나마와 수교를 맺은 데 이어 올해 도미니카 공화국과 수교를 맺으며 대만 고립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교로 대만 수교국은 19개국으로 줄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수교 전 중국으로부터 250억 달러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대만 총통부는 "도미니카 공화국이 중국 당국의 금전외교 공세 속에서 중국과 수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대만) 정부는 절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더욱 국가이익 수호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총통부는 이날 중국과 도미니카 공화국 간 수교 소식이 발표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자금 원조를 통한 유인·협박이 대만과 수교국간 우의를 해치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이 대만 전체 인민의 이익과 국가 생존발전 위협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각 정당의 입장이나 양안 정책과 관계없이 대만 전체가 이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국의 고립화 정책에 맞서 부임 이후 지난해 1월 온두라스, 니카라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을 순방하는 등 단교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의 공세를 막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가톨릭 국가가 많은 중남미에 영향력이 큰 바티칸과 주교 임명 합의안에 동의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면서 대만과 수교를 맺은 중남미 국가들의 이탈은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대만 수교국을 빼앗는 한편으로 대만 비수교국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현지 대표처의 명칭 변경 등의 압력을 가하며 대만 고립화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최근 요르단에서 대표처인 '중화민국 상무사무처'의 명칭을 '타이베이 경제문화사무처'로 개명하라는 압력과 함께 현지 교류활동에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사용치 말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이에 대해 중국 측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며 "양안 관계의 평화안정 유지는 양측의 책임으로 대만은 결코 중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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