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어디까지 가나…삼성물산 논란에 집요한 모습

입력 2018-05-01 11:45   수정 2018-05-02 09:00

엘리엇 어디까지 가나…삼성물산 논란에 집요한 모습

합병 약 2년 지나 한국 정부 상대 소송 추진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추진 중인 것으로 1일 전해지면서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엘리엇의 집요한 대응 과정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논란은 합병 결의를 공포한 2015년 5월 26일부터 불거졌다.
당시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제시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 불공정하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YNAPHOTO path='AKR20180501043900008_01_i.jpg' id='AKR20180501043900008_0101' title='' caption=' 엘리엇이 삼성물산 합병건과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던 2015년 당시 삼성물산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엘리엇은 당시 합병안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하고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한편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와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정 공방에 나섰다.
엘리엇은 삼성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005930]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려 한다고 주장했고 삼성 측은 엘리엇이 단기차익을 노리고 삼성물산을 껍데기로 만들려 한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당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법정 밖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엘리엇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관한 견해'라는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까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제일모직의 고평가된 주가를 고려할 때 적정 합병비율은 1대 0.95라는 게 ISS의 당시 의견이었다.
의결권 자문시장 2위 업체인 미국의 글래스 루이스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도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합병에 반대하는 게 옳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이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나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하는 등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상대로 한 설득 작업을 강화했다.
결국 10% 넘게 지분을 보유했던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2015년 7월 17일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됐고 같은 해 9월 1일 양사의 공식 합병이 이뤄졌다.
그러나 양사 합병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을 계기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이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청와대가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조사한 것이다.
결국 법원은 1·2심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삼성 합병을 돕기 위해 국민연금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했다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최근에는 복지부 적폐청산위원회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하기도 했다.
어쨌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엘리엇이 2년이 지난 현시점에 이 문제를 다시 들고나오면서 집요한 엘리엇의 행보에 삼성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엘리엇은 지난달 13일 법무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재의향서는 투자자가 미국 소재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상대 정부를 제소하는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하기 전 먼저 중재 의사가 있는지 타진하는 절차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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