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부업 비판' 국민연금 "출자 도로 통행료 인하에 협조"
서울외곽 북부구간 통행료, 개통 10년 만인 3월 내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미시령터널과 일산대교 등 국민연금이 출자한 민자도로를 이용할 때 내는 통행료 부담이 조금은 낮아질지 주목된다.
국민연금공단이 투자기금의 수익에 손실을 보지 않는 선에서 통행료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관련 주무관청과 협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2일 '2017년도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출자 민자도로 통행료의 원가를 적정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기금의 수익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주무관청의 요금인하 방안에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국가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고속도로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했으며, 현재 전국에 14개 민자고속도로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에서 국민연금이 투자해 많은 지분을 보유한 민자도로는 일산대교(100%), 미시령터널(100%),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86%), 신대구부산고속도로(59%) 등 5곳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출자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조치의 하나로 이미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지난 3월 29일부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의 통행료를 소형 승용차(1종 차량) 기준으로 기존 4천800원에서 3천200원으로 1천600원(33%) 낮췄다.
국민연금공단은 또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미시령터널의 통행량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미시령동서관통도로㈜를 통해 강원도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기금투자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통행료 인하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은 또 경기도와 일산대교 사업 재구조화 협상을 통해 통행료 조정 작업에 들어가 오는 6월께 조정결과가 확정되면 100원 정도 통행료를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민자도로는 일반 고속도로보다 통행료가 비싸 이용자의 불만을 샀는데, 그 이유가 민자도로 출자자들이 스스로에 돈을 빌려주는 꼼수로 막대한 고금리 이자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실제로 이런 비정상적인 대출로 14개 민간 고속도로 출자자들이 거둬들인 이자이익만 2016년말까지 4조3천억원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국회 기획재정위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민자도로 투자내역 분석결과를 보면, 서울고속도로㈜ 등 국민연금이 출자한 4개 민자도로 운영사에 총 1조8천687억원을 대출해서 지난 2017년 8월말까지 원금에 가까운 1조7천253억원의 이자수입을 거뒀다.
게다가 최소운영수입보장 조항에 따라 국민연금 출자 민자사업자는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까지 챙겼다.
이렇게 비싼 이자를 감당하느라 민자도로 통행료가 터무니없이 올라가고 정부 보조금 형태로 국민 혈세까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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