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반남면 3개 마을 이웃 주민들 함께 일 나갔다가 참변
(영암·나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참말로 뭔일인지 모르겄소. 뉴스 보고 깜짝 놀라 사방천지에 전화 돌려감서 여기까지 달려왔소"
1일 전남 영암에서 발생한 버스추락사고로 이웃을 잃은 나주 반남면 주민 A(74·여) 씨는 응급실과 장례식장을 오가며 탄식을 쏟아냈다.
A씨는 버스 운전사를 포함해 이 사고로 숨진 8명과 크고 작은 부상으로 치료받는 7명 모두 평소 알고 지내는 이웃이라고 전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반남면 세 개 마을에 사는 노인들이다.
이들은 이날 영암군 미암면에 무 수확 일을 함께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
A 씨는 다른 일거리를 얻어 이들과 같은 버스에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들이 놀면 뭐해, 용돈도 벌고 꼼지락거리면서 몸이라도 움직이려고 다 같이 일 다니는 거지"라며 주름진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병원 건물 뒤편 장례식장 입구에서는 비보를 듣고 모여든 유가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놀란 가슴을 감싸 쥐었다.
일부 유가족은 다른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해 떠났고, 경찰관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가족은 애타게 발을 굴렀다.
갑자기 날아든 사고 소식이 거짓말처럼 믿기지 않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하기도 했다.
사고는 반남면 주민 14명과 운전사 1명을 태운 미니버스가 편도 2차로를 주행하던 도중 1차로로 가던 코란도 차량과 충돌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충격으로 미니버스가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도로 옆 밭고랑으로 떨어졌다.
밭으로 추락하면서 가로수와 가로등을 추가로 들이받은 탓에 8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는 인명 피해가 난 것으로 보인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